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K9 자주포.[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경제일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약 6600억원 규모의 상품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상대방과 공급 품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스페인 육군의 자주포 현대화 사업과 연관된 계약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24일 최근 매출액의 2.5% 이상에 해당하는 상품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26조7029억원을 적용하면 계약 규모는 최소 6675억7250만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거래 상대방의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계약명과 계약금액, 계약 내용, 계약 상대방, 계약기간 등을 모두 공개하지 않았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기본계약 관련 세부사항은 거래 상대방의 비밀유지 요청에 따라 모두 비공개이며, 비밀유지 사유가 해소된 이후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계약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인 방산기업 인드라그룹과 추진하는 궤도형 자주포 사업과 연계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3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인드라는 K9 자주포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페인군에 맞춘 궤도형 자주포 체계를 공동 개발하기 위한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스페인 사업은 자주포 128대와 탄약운반차 120대, 지휘통제차량 11대, 구난차량 21대 등 총 280대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전체 사업 예산은 45억5400만 유로 규모다.
협력안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계열 플랫폼과 관련 기술을 제공하고 인드라는 스페인에서 차체를 설계·생산한다. 인드라는 차량에 임무체계와 전장관리체계, 통신·상황인식 장비 등 현지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인드라는 사업 수행을 위해 1억3000만 유로를 투자해 스페인 북부 히혼 공장에 신규 설비와 첨단 장비를 도입하고 별도의 통합공장도 건설하기로 했다. 직접고용 500명과 간접·유발고용 1000명도 창출할 방침이다.
현지에서는 K9에 적용되는 미국 앨리슨 변속기 대신 스페인 업체 사파의 변속기를 탑재하는 방안도 논의돼 왔다. 기존 K9 플랫폼과 사파 변속기 사이의 기술적 호환성이 과제로 지목된 가운데, 인드라가 사파와 관련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현지 보도도 나왔다.
이번 기본계약이 스페인 사업과 관련된 것으로 확인될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완제품 수출을 넘어 플랫폼 기술과 현지 생산체계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유럽 자주포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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