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유한양행이 올해 2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국내 제약업계 대표 성장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핵심 항암제 레이저티닙의 해외 사업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하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됐고 전문의약품(ETC)과 일반의약품(OTC), 수출 사업까지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사업 기반도 확인했다는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2026년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6395억원, 영업이익 6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21.4% 늘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4.1% 증가했으며 전 분기와 비교하면 658.6% 급증했다. 영업이익률(OPM)은 10.5%를 기록하며 두 자릿수 수익성을 회복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다. 매출은 증권가 컨센서스인 6281억원에 부합했고 영업이익은 시장 전망치인 582억원을 약 15% 상회하는 수준이다. 특히 영업이익 증가 폭이 시장 기대를 크게 넘어선 점이 눈길을 끈다.
실적 개선의 가장 큰 원동력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레이저티닙의 글로벌 사업 확대다. 유럽 승인에 따른 마일스톤 수익과 로열티 수익 증가가 반영되면서 라이선스 매출이 589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1%, 전 분기 대비 1088% 증가한 규모다. 단순한 제품 판매 확대가 아니라 기술수출을 통한 고수익 구조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라이선스 수익 증가는 곧바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매출총이익률(GPM)은 35.7%로 지난해보다 1.3%포인트, 전 분기 대비 7.3%포인트 상승했다. 영업이익률 역시 10.5%로 전년 대비 1.8%포인트, 전 분기 대비 8.8%포인트 개선됐다. 고마진 기술료 수익이 확대되면서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이익 체력이 크게 강화된 것이다.
기존 사업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갔다. 전문의약품 사업부는 30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 일반의약품 사업부 역시 639억원으로 11.3% 성장하며 꾸준한 소비 기반을 유지했다. 특히 처방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이 동시에 성장한 것은 유한양행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특정 품목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수출 사업도 견조했다. 확보된 계약 물량을 기반으로 121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 대비 5.4% 성장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에도 안정적인 공급 계약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것이다.
신규 계약도 잇따르고 있다. 이번 분기 유한양행은 미국 브릿지바이오와 길리어드를 대상으로 총 2700억원 규모의 원료의약품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장기 공급 계약이 추가되면서 향후 실적 안정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술료 수익뿐 아니라 원료의약품 사업에서도 글로벌 고객사를 확보하며 성장 동력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 관심은 이제 하반기 레이저티닙의 추가 성장 가능성으로 쏠리고 있다.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은 이미 미국 NCCN 가이드라인에서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의 선호요법으로 등재됐다. 여기에 지난 7월에는 피하주사(SC) 제형인 아미반타맙이 미국에서 J-code를 부여받았다.
J-code는 미국 의료보험 청구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코드로 의료기관의 처방과 보험 청구 절차를 간소화해 실제 사용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기존 정맥주사보다 투약 시간이 짧고 환자 편의성이 높은 SC 제형은 의료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더욱 중요한 변수는 하반기 발표가 예상되는 최종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다. 항암제 시장에서는 초기 반응률보다 장기 생존 효과가 처방 확대의 핵심 근거가 된다. 최종 임상 결과에서 생존기간 개선 효과가 확인될 경우 보수적인 의료진의 처방 확대와 시장 침투 속도가 한층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이는 향후 로열티 수익 증가와 글로벌 판매 확대의 중요한 촉매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실적 개선 흐름 자체에 주목했다. 기술료와 로열티 중심의 고수익 사업 구조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고 기존 의약품 사업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글로벌 폐암 치료 시장에서 레이저티닙의 입지가 확대될 경우 유한양행의 중장기 실적 개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번 2분기 실적은 유한양행이 단순한 국내 제약회사를 넘어 글로벌 신약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 분기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반기 예정된 임상 결과 발표와 미국 시장 처방 확대 여부가 향후 기업가치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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