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새 회계기준(IFRS17) 가이드라인 적용 영향으로 올해 3분기 대형 손해보험사 신(新)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하락한 가운데 메리츠화재만 유일하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이드라인 적용 전부터 보수적인 계리적 가정을 사용해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5대 손보사인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보·KB손보·메리츠화재의 올해 9월 말(잠정) 평균 K-ICS 비율은 214.9%로 지난 6월 말 평균(215.8%) 대비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메리츠화재의 올 3분기 K-ICS 비율은 229.3%로 작년 말 같은 기간 RBC 비율(165.7%)보다 65%포인트가량 뛰었다.
보험사들은 기존에 부채를 원가로 평가하는 RBC 제도를 사용했지만 원가로 부채를 평가하는 것이 보험사의 경제적 실질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올해 IFRS17 도입과 함께 K-ICS가 RBC 자리를 대체하면서 평가 기준이 달라졌다. K-ICS는 보험사의 자산 및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 리스크·재무건전성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다만 IFRS17의 자유로운 계리적 가정 특성으로 보험사들이 보험계약마진(CSM)을 과대 산출해 이익을 부풀렸다는 논란이 나오자 금융당국은 올해 3분기부터 실손의료보험 손해율,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등을 가정할 때 사용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이에 보험사들의 가용자본이 감소하면서 K-ICS 비율도 감소한 것이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유일하게 K-ICS 비율이 상승하고 3분기 순이익(별도 기준)이 작년 대비 29% 증가한 4963억원을 기록하면서 삼성화재를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메리츠화재가 타 사에 비해 보수적으로 계리적 가정을 해왔던 것이 주효했다고 업계에서는 분석한다.
이는 지난 1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 당시 김용범 메리츠금융그룹 대표이사 부회장의 발언과도 일치했다. 김 부회장은 "예실차가 각 회사별로 얼마가 되는지 보면 그 회사가 가정을 얼마나 보수적으로 쓰는지, 공격적으로 쓰는지 판단할 수 있다"며 "메리츠는 예정 대비 실제 손해율이 90%밖에 안 될 정도로 굉장히 보수적으로 (계리적 가정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일부 보험사에서 CSM 산출 시 계리적 가정을 적용하면 메리츠의 부채는 대폭 낮아지고 순익은 크게 오를 것"이라며 실적 부풀리기 논란을 지적하기도 했다.
앞서 메리츠화재는 3분기 누적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1조7959억원, 1조33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 26.7%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상훈 메리츠금융 IR 상무는 "이번 분기 보험손익의 큰 변화는 실손 가이드라인 적용 효과로 최선추정부채는 약 8000억원 이상 감소했으며 CSM은 약 6000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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