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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정보운의 강철부대] 중동 긴장에 바다 흔들린다…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에 해상 물류 긴장

정보운 기자 2026-03-07 15:52:40

호르무즈 변수에 운송 시장 긴장

전쟁보험료·운임 상승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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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해역의 유조선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중동 정세가 다시 해상 물류 시장을 흔들고 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주요 해상 항로의 운항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다. 해상 운임과 전쟁보험료 상승 가능성도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글로벌 에너지 물류의 핵심 통로로 세계 원유 해상 수송량의 약 20%가 해당 해역을 지난다. 중동 주요 항로와 연결된 전략적 해역인 만큼 군사 긴장이나 통행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선박 운항 지연이나 우회 항로 운항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운항 차질이 이어질 경우 결국 글로벌 해상 물류 비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제는 해상 물류 리스크가 단순 운송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해상 운송은 글로벌 공급망의 기본 인프라다. 해상 항로가 흔들리면 물류 일정뿐 아니라 산업 전반의 비용 구조까지 영향을 받는다.

특히 한국처럼 수출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에서는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한국의 수출 물량 대부분이 해상 운송을 통해 이동하는 만큼 해상 운임이나 운송 일정 변동이 기업 비용 구조에 즉각 반영되는 구조다.

중동 항로 불안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주요 수출 산업에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반도체 산업은 장비와 소재, 완제품 운송 일정이 촘촘하게 연결돼 있어 물류 지연이 생산 일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자동차 산업 역시 완성차 수출과 해외 공장 부품 공급이 해상 운송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운임 상승이 곧 물류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조선 산업 역시 예외는 아니다. 선박 건조에 필요한 기자재와 후방 산업 공급망 상당 부분이 글로벌 해상 물류에 의존하고 있어 운송 비용 변동이 프로젝트 비용 구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납기 관리가 중요한 고부가 산업일수록 이러한 영향은 더욱 크게 나타난다. 반도체 장비와 소재, 완제품은 일정에 맞춰 이동해야 하는 특성이 강하다. 운송 지연이 발생할 경우 생산 라인 운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해운 업계에서는 중동 해역 리스크가 현실화될 경우 선박 운항 방식 자체가 변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위험 해역을 피하기 위해 우회 항로를 선택할 경우 항해 거리가 늘어나고 운항 시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항해 기간이 길어지면 선박 회전율이 떨어지고 시장에 공급되는 선복이 일시적으로 감소한다. 이는 자연스레 글로벌 해상 운임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전쟁보험료 상승도 변수다. 분쟁 위험 해역에서는 선박이 군사 충돌 위험을 통과할 경우 보험사들이 추가 보험료를 부과하는데 이를 '전쟁보험료(War Risk Premium)'라고 부른다. 전쟁보험료가 높아지면 선사들의 운항 비용이 증가하고 이는 결국 해상 운임 상승 요인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홍해나 중동 해역에서는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질 때마다 보험료와 위험 할증료가 동시에 상승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중동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전쟁보험료 상승과 선박 우회 운항 비용이 동시에 반영되면서 글로벌 해상 운임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수출 기업들도 물류 리스크 확대에 대비한 대응 전략을 검토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들은 운송 지연 가능성에 대비해 항공 운송 전환이나 물류 계약 조건 재협상, 재고 확대 등 공급망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항공 운송은 비용 부담이 커 모든 제품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특히 대량 운송이 필요한 산업일수록 해상 운송 의존도가 높아 대체 수단 확보가 쉽지 않다.

팬오션 관계자는 "해상 운송은 지정학적 리스크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인 만큼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중동 정세와 같은 불확실성이 확대될 경우 선박 운항 계획이나 운임 변동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철부대의 시선이 머무는 곳, 해상 물류 산업의 경쟁은 단순한 운송 서비스가 아니다. 항로 리스크와 보험료, 운항 전략까지 통제할 수 있는 기업만이 글로벌 공급망의 충격 속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세계 교역이 바다 위에서 움직이는 한 물류 산업의 본질은 결국 '운송 경쟁'이 아니라 '리스크 통제 경쟁'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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