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포스코 노사가 올해 임금·단체협약 교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창사 이래 첫 파업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임금과 격려금이 직접적인 쟁점이지만, 직고용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누적되며 협상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지난 23일 6차 본교섭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앞서 실시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는 투표자 8911명 중 8213명(92.17%)이 찬성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노조는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법적 요건을 갖추게 된다.
포스코는 그동안 파업 없이 임단협을 타결해 온 만큼 이번 상황은 이례적이다. 올해 초 노사가 공동연구반을 출범시키며 협력적 노사관계를 강조했던 점을 고려하면 갈등의 골이 예상보다 깊어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노사 간 긴장이 높아진 배경에는 지난 4월 발표된 협력사 직원 직접 고용 계획이 있다. 포스코는 약 7000명의 협력사 직원을 순차적으로 직접 고용해 안전과 고용 안정성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조는 기존 직원의 처우와 조직 운영에 미칠 영향을 충분히 논의하지 않았다고 보고 추가 협의를 요구해 왔다.
이 과정에서 교섭 방식과 속도를 둘러싼 이견도 드러났다. 노조는 집중 교섭을 요구한 반면, 회사는 기존 관행에 따라 단계적으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임금 협상에서도 양측의 입장 차는 크다. 노조는 기본급 7.1% 인상과 격려금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회사는 기본급 1.2% 인상과 일정 수준의 격려금을 제시했다.
포스코는 노조 요구안을 모두 수용할 경우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철강업황 악화와 비용 부담 증가를 고려하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하며 수익성이 둔화된 상황이다.
반면 노조는 회사가 경영 어려움을 강조하면서도 내부 보상과 재원 배분 기준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구성원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 공개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철강 위기를 이야기하면서도 포스코홀딩스에 대한 배당과 그룹 내 현금창출원 역할을 이어가는 이유를 내부 구성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해야 한다”며 “단순히 소통을 강조하는 것을 넘어 구성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설명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노조는 교섭 결렬에도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있다. 중노위 조정 과정에서 회사가 협상 의지를 보일 경우 언제든 교섭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회사가 대화할 마음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며 “노동조합은 대화창을 모두 열어 놓고 있고, 회사가 대화에 나선다면 언제든 성실하게 교섭에 임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포스코 역시 조정 절차를 통해 합리적인 합의점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 차질과 함께 자동차·조선 등 수요 산업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결국 이번 협상의 핵심은 임금 수준을 넘어 노사 간 신뢰 회복 여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경영 환경에 대한 이해와 보상 기준에 대한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하느냐가 향후 협상의 방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산업이 직면한 경영환경을 노조와 지속적으로 공유하며 합리적이고 원만한 합의점을 도출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노사 간 분쟁이 자동차와 조선, 가전 등 주요 산업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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