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이란 서북부 국경 지대에서 쿠르드 무장 세력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 지역은 쿠르드족이 밀집해 사는 곳이다. 약 3000만~4000만명에 이르는 쿠르드족은 세계에서 가장 큰 ‘국가 없는 민족’으로 불린다. 이들의 움직임이 이란 전쟁의 새로운 변수로 거론되고 있다.
현재 쿠르드족은 하나의 국가를 갖지 못한 채 터키, 이라크, 이란, 시리아 네 나라에 나뉘어 살고 있다. 이들이 국가를 갖지 못하게 된 이유는 1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 국경이 새로 그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중동 대부분을 지배하던 오스만 제국이 전쟁에서 패배하면서 영국과 프랑스가 중동 지역을 나누어 통치했다. 이 과정에서 쿠르드족이 살던 지역은 여러 나라로 나뉘었다.
1920년 체결된 세브르 조약에는 쿠르드 지역의 자치와 독립 가능성이 언급됐다. 그러나 이후 터키 공화국이 수립되면서 이 조항은 실제로 시행되지 않았다.
이후 쿠르드족은 100년 넘게 독립 국가 없이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아왔다.
현재 쿠르드족은 국가마다 다른 정치 상황 속에서 살고 있다.
가장 많은 쿠르드족이 사는 곳은 터키다. 약 1500만~2000만명이 거주한다. 일부 조직은 독립을 요구하며 무장 활동을 벌여 왔다. 대표적인 조직이 쿠르드노동자당(PKK)이다. PKK는 1978년 터키에서 결성된 쿠르드 무장 조직으로 터키 남동부 지역의 자치 또는 독립을 주장하며 활동해 왔다. 터키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연합도 PKK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고 있다.
이라크 북부에는 쿠르디스탄 지역정부(KRG)가 존재한다. 자체 의회와 군사 조직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라크 중앙정부로부터 상당한 자치권을 인정받고 있다.
이란에는 약 800만~1000만명의 쿠르드족이 있다. 주로 서북부 산악 지역에 살고 있다. 시리아 북부에도 약 200만~300만명의 쿠르드족이 있으며 시리아 내전 이후 일부 지역에서 사실상의 자치 행정이 형성됐다.
이란의 쿠르드족은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자치권을 요구하며 봉기를 일으켰다. 당시 혁명 지도자 루홀라 호메이니는 이를 반란으로 규정했고 혁명수비대를 투입해 진압했다. 이후에도 이란 북서부 국경 지대에서는 쿠르드 무장 조직의 활동이 이어져 왔다.
대표적인 단체로는 쿠르드민주당(KDPI), 쿠르드스탄 자유당(PAK), 쿠르드자유생명당(PJAK) 등이 있다. 이들 조직은 주로 이라크 북부 산악 지대를 거점으로 활동하고 있다.
쿠르드 지역은 최근 이란 반정부 시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22년 사망한 마흐사 아미니는 쿠르드족 출신 여성이다. 그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란 도덕경찰에 연행됐다가 숨졌다.
이 사건은 ‘여성·생명·자유’ 시위로 이어졌고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촉발했다. 특히 쿠르드족 거주 지역에서는 시위가 강하게 나타났다.
쿠르드 문제는 단순한 소수민족 갈등을 넘어 중동 정치와도 연결돼 있다. 터키는 쿠르드 무장 세력의 활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쿠르드 세력이 군사적으로 강화될 경우 터키와의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또 이라크 북부의 쿠르디스탄 지역정부가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쿠르드 지역의 움직임이 중동 정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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