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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경제

성남 골목 누빈 로저스 쿠팡 대표…'야간 배송 약속' 몸소 실천했다

안서희 기자 2026-03-13 17:16:01

직접 해보라"던 의원들 제안에 응답…로저스 대표, 성남서 '깜짝' 새벽 배송

D-6, 오는 19일 국회의원들과 야간 배송 합동 체험 앞두고 시스템 최종 점검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가 쿠팡 야간 물류 현장에서 근무하는 모습.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경제일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 대표가 심야 시간대 물류 현장을 예고 없이 방문해 직접 새벽 배송 업무를 수행한 사실이 확인됐다. 지난해 국회 청문회 당시 정치권의 ‘현장 체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뒤 의원들과의 공식 합동 체험을 앞두고 경영진이 먼저 현장 감각을 익히기 위해 나선 행보로 풀이된다.

1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로저스 대표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 사이 경기도 성남 인근의 쿠팡 캠프(배송 거점)를 찾았다. 그는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배송 조끼를 착용하고 상차 작업부터 참여했다. 이어 배송 직원들과 함께 탑차에 올라 성남 일대 주택가와 빌라촌을 돌며 로켓프레시 등 새벽 배송 물량을 직접 문 앞까지 배달했다.

이 같은 사실은 현장 직원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로저스 대표의 활동 사진을 게시하면서 대중에게 알려졌다. 사진 속 로저스 대표는 일반 배송 기사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바쁘게 움직이며 상품 바코드를 스캔하고 배송지를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로저스 대표가 심야 배송 현장에 직접 뛰어든 배경에는 지난해 열린 국회 국정감사와 청문회의 ‘약속’이 자리 잡고 있다. 당시 쿠팡은 개인정보 유출 논란 및 물류센터 노동 환경과 관련해 정치권의 거센 질타를 받았다.

특히 당시 청문회에 참석했던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로저스 대표를 향해 “쿠팡의 물류 시스템이 효율적이라고만 강조할 게 아니라 야간 배송 기사들이 겪는 육체적 피로도와 현장의 위험 요소를 경영진이 직접 체험해봐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했다. 

한 의원은 “단 하루만이라도 이른바 ‘쿠팡 알바(쿠팡플렉스)’나 야간 배송 기사들과 똑같은 조건에서 일해보라”고 구체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당시 로저스 대표는 의원들의 제안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기꺼이 야간 배송 체험에 임하겠다”고 답했다. 이번 성남 현장 방문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1년 전 국민과 국회 앞에 했던 약속을 경영진 차원에서 실천에 옮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쿠팡은 이번 행보에 대해 “로저스 대표가 최전선에서 고생하는 현장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실제 배송 과정에서의 안전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로저스 대표의 이번 현장행이 오는 19일로 조율 중인 국회의원들과의 ‘야간 택배 체험’을 앞둔 사전 리허설 성격이 강하다고 보고 있다. 로저스 대표는 여야 의원들과 함께 야간 배송 현장을 직접 누비며 노동 강도를 점검하고 현장 개선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정치인들과의 공식 행사에 앞서 직접 현장을 체험함으로써 업무 숙련도를 높이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돌발 상황이나 안전 미비점을 미리 체크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로저스 대표는 이날 배송 과정에서 아파트 진입로 보안 문제나 야간 시야 확보의 어려움 등을 직접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최근 물류센터 자동화 설비 도입과 보건 안전 시스템 강화에 수천억 원을 투자하고 있다. 로저스 대표의 이번 행보는 이러한 ‘안전 경영’ 의지를 대내외에 과시하고 그간 노동계와 정치권에서 제기해온 ‘현장 소외’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쿠팡은 최근 ‘로켓배송’의 영역을 도서산간 지역까지 확대하는 ‘쿠세권(쿠팡+역세권)’ 확장을 가속화하고 있다. 물류망이 넓어질수록 현장 인력의 효율적 관리와 안전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는 만큼 최고경영자가 직접 배송 현장의 고충을 파악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현장에서 로저스 대표를 목격한 직원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게시글에는 “대표가 직접 박스를 나르는 모습이 생소했다”, “현장의 사소한 불편 사항을 물어보는 등 소통하려는 노력이 보였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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