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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납사 수급 흔들리자 공장도 못 멈춘다…중동 전쟁이 바꾼 정유사 운영 전략

정보운 기자 2026-03-16 10:40:26

GS칼텍스 여수공장 대정비 5월로 연기

원유·납사 공급 불안 속 생산 유지

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 모습이다. [사진=여수시]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원유·납사 수급 불안이 커지자 국내 정유사들이 정기 대정비(Turn Around) 일정까지 조정하는 등 생산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정유공장은 통상 수년 주기로 가동을 멈추고 정비를 진행하지만,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로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생산을 최대한 유지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6일 전남 여수 석유화학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당초 이달 중순 진행할 예정이던 여수공장 대정비를 5월로 잠정 연기했다.

대정비 기간에는 공장 가동을 멈추고 수천억원을 투입해 설비를 점검하고 교체하는 작업이 진행된다. 통상 정유사들은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수요 비수기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일정을 미리 확정한다.

하지만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원유와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납사 가격이 급등하고 일부 제품의 공급 불안이 커지면서 정유사들이 생산량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일정 조정이 아니라 지정학 리스크가 정유 산업 운영 방식까지 바꾸고 있는 신호로 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인한 국제 원유·석유화학 원료 시장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정유·석유화학 산업에서는 납사 공급 불안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납사는 석유화학 제품의 핵심 기초 원료로 에틸렌 등 기초 화학제품 생산에 사용된다.

시장에서는 전쟁 리스크가 확대될 경우 원유뿐 아니라 납사 가격도 동반 상승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정기 대정비는 정유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운영 일정 중 하나다. 보통 3~5년 주기로 진행되며 한 번 시작하면 수주에서 수개월 동안 생산이 중단된다. 하지만 최근 에너지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정유사들이 대정비 일정까지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국내 정유사들은 여수·울산 등 주요 공장을 중심으로 정기적으로 TA를 진행하는데 특정 시기에 여러 회사가 동시에 정비에 들어가면 시장 공급이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GS칼텍스의 결정 역시 이러한 공급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정유사들이 생산 유지에 집중하는 또 다른 이유는 국내 연료 가격 안정이다. 정유 공장이 정비에 들어가면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생산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공급까지 줄어들 경우 국내 가격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 정부 역시 국제 에너지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정유업계도 공급 안정 유지에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중동 정세 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정유뿐 아니라 석유화학 산업 전반에 파급 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원유 가격 상승은 납사 등 석유화학 기초 원료 가격을 끌어올리고 이는 에틸렌·프로필렌 등 기초유분 생산 비용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초유분 가격이 상승하면 플라스틱·합성섬유·합성수지 등 다양한 화학제품 가격에도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석유화학 업계는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와 공급 과잉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어서 원료 가격 상승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정유사들이 설비 운영 일정이나 정기 대정비 계획을 보다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원료 수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원유 조달 전략 다변화나 설비 투자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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