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국제

[이란 전쟁 심층분석 ⑧] 전장은 테헤란에 있는데, 파장은 평양으로 간다

한석진 기자 2026-03-20 07:36:22

정보 전쟁과 핵 계산…중동의 충돌이 한반도에 남긴 질문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이 이스라엘 중부 상공을 가로지르고 있다.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알리 라리자니 사망과 관련해 “성스러운 이란 땅에서 억압받았지만 용감했던 순교자들의 피로 손을 물들인 테러리스트 범죄자들에게 가혹한 복수가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AP=연합뉴스]

[경제일보] “미국 항공모함이 타격됐다”, “대규모 미군 피해가 발생했다”, “최고지도자는 건재하다”
 

전쟁이 시작된 뒤 소셜미디어에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주장들이 빠르게 확산됐다. 같은 사건을 두고 전혀 다른 설명이 동시에 유통되는 장면도 이어졌다. 전장에서 벌어진 일보다 전장 밖에서 만들어진 정보가 더 빠르게 퍼지는 모습이다.
 

이 같은 혼란은 전쟁 환경과 맞물려 있다. 이란은 개전 직후 인터넷 접속을 제한했고 외신 취재도 크게 제약했다. 현지 상황을 독립적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조건이 형성되면서 사망자 수와 피해 규모, 군사 시설 타격 여부는 당사국 발표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검증이 제한된 상황에서 숫자와 영상은 그대로 확산된다.
 

이 틈을 선전이 파고든다. 교전 당사국은 모두 자국에 유리한 메시지를 내놓는다. 이란은 미 항공모함을 타격했다고 주장했고, 미국은 이를 부인했다. 공습 성과를 강조하거나 피해를 축소하는 발표도 이어지고 있다. 같은 사건이 서로 다른 설명으로 전해지는 이유다.

 

여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더해지면서 혼란은 커졌다. 실제 전투 장면처럼 보이지만 과거 영상이거나 출처가 불분명한 자료가 확산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영상은 인공지능으로 생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정 국가의 공식 행위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계정과 네트워크를 통해 가짜 콘텐츠가 유통되는 흐름은 분명히 관찰된다.
 

이 같은 정보 혼란은 국내에서도 반복됐다. 전쟁 초기 온라인 공간에 퍼진 영상 가운데 일부는 과거 분쟁 장면이거나 다른 지역에서 촬영된 자료였다. 같은 영상이 서로 다른 설명과 함께 공유되며 전혀 다른 의미로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이어졌다. 전쟁의 실체보다 정보의 형태가 먼저 소비되는 상황이다.
 

전장에서 생산된 정보가 그대로 사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장면이 이어지고 있다. 교전 당사국의 발표와 소셜미디어 영상이 엇갈리면서 같은 사건이 전혀 다른 모습으로 전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교전 당사국이 발표하는 수치는 이해관계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 소셜미디어 영상은 촬영 시점과 장소를 확인하지 않으면 의미가 달라진다. 전장에서 생산되는 정보 자체가 또 하나의 전장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는 평양의 계산은 다른 방향에 놓여 있다. 북한은 3월 초 시멘트 공장 시찰 등 내부 활동을 공개하며 기존의 일정과 군사 행보를 이어갔다. 동시에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행동을 비판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다만 특정 인물이나 협상 구도를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다. 메시지는 강경하지만 표현은 일정 부분 조절된 모습이다.
 

이란 전쟁은 북한의 전략 인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핵을 보유하지 않은 국가가 외부 군사 공격에 노출된 사례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기존에 강조해온 논리와 맞닿아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인식이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지는 단정하기 어렵다.

 

군사적 파장도 함께 논의된다. 미국이 중동에 전력을 집중할 경우 일부 자산 운용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현재까지 주한미군 전력의 대규모 이동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가능성 수준의 논의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경제적 영향은 보다 빠르게 나타났다. 중동 긴장이 높아지면서 국제 유가는 한때 100달러를 넘어서는 등 변동성이 커졌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환율과 증시, 물가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 전쟁은 단순한 지역 분쟁에 머물지 않는다. 정보의 신뢰가 흔들리고 군사 전략이 재편되며 핵을 둘러싼 판단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전장은 중동에 있지만 그 파장은 훨씬 넓은 범위로 확산되고 있다. 한반도 역시 그 흐름과 무관하지 않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