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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트럼프 "합의 어기면 즉각 군사행동"

한석진 기자 2026-04-09 17:51:07

휴전 속 미군 유지, 협상 앞두고 이란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경제일보] 미국과 이란이 조건부 휴전에 들어갔지만 중동의 긴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군 전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합의 불이행 시 즉각 군사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면서 휴전의 성격이 ‘평화’보다 ‘관리된 긴장’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필요한 모든 미군 함정과 항공기, 병력, 무기체계는 합의가 완전히 이행될 때까지 이란과 주변에 그대로 머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합의가 지켜지지 않을 경우 지금까지 누구도 보지 못한 수준의 대응이 시작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표면적으로는 휴전이 성사됐다.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의 중재로 2주간 조건부 휴전에 합의하고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그러나 양측이 같은 합의를 서로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는 점에서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중단과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항이 사실상 합의된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반면 이란 내부에서는 농축 권한이 유지되고 해협 통제 역시 협상 카드로 남아 있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문장을 두고 해석이 갈리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직후 군사 전력 유지 방침을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인식 차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부터 이란의 해석 범위를 좁히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동의 또 다른 변수도 남아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맞붙고 있는 레바논 전선은 이번 휴전 틀에 완전히 포함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이란은 미국이 동맹국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휴전이 특정 전선에만 적용되는 ‘부분적 합의’에 그칠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호르무즈 해협 역시 여전히 최대 변수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이 해협이 불안정해질 경우 국제 유가와 해운 시장이 동시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휴전 이후에도 일부 선박이 항로를 우회하거나 운항을 늦추는 움직임이 이어지면서 시장의 긴장감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국면은 트럼프식 외교의 특징을 다시 드러낸다. 군사력을 앞세워 상대를 압박한 뒤 제한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곧바로 추가 압박으로 협상 공간을 좁히는 방식이다. 단기적으로는 협상력을 높일 수 있지만 상대가 체면과 주권을 중시하는 이란이라는 점에서 장기적 안정으로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
 

결국 이번 휴전의 성패는 후속 협상에 달려 있다. 같은 합의를 두고 서로 다른 해석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쪽의 기준이 협상의 기준으로 자리 잡느냐가 관건이다. 중동 정세는 일단 숨을 고른 상태지만, 긴장의 방향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다음 충돌을 앞둔 조정 국면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판단이 엇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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