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한은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연 2.50%로 동결했다. 이번 회의는 신현송 한은 총재 취임 이후 처음 주재한 금통위다.
금통위는 중동 상황 관련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만큼 금융·외환시장 파급 영향을 추가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에 따라 국제유가와 환율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어서다.
금통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도권 주택 가격 오름세와 가계부채 증가세가 확대되면서 금리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도 금리 결정의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올해도 금통위는 반도체 수출 호조와 목표 수준 근처에서 움직이는 물가 흐름 등을 고려해 1월과 2월 금리를 동결했다. 지난달 에는 중동 전쟁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과 성장 하방 압력을 함께 감안해 동결 기조를 유지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10일 이후 다음 회의가 열리는 오는 7월 16일 전까지 약 1년간 연 2.50%에 묶이게 된다.
다만 시장의 관심은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으로 옮겨가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최근 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신성환 전 금통위원과 김진일 신임 금통위원도 물가 우려와 선제적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을 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점도 통화정책 기류 변화를 뒷받침한다.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고 원재료는 28.5% 급등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다시 높아졌다. 지난 1월과 2월 2.0%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월 2.2%, 지난달 2.6%로 확대됐다.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21.9%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반면 성장 지표는 개선됐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직전 분기 대비 1.7%로 한은의 기존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한은은 이날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로 상향 조정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주요 기업 실적 개선도 통화 완화 필요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 부양보다 물가와 금융안정 대응에 무게가 실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환율과 주택시장 불안도 부담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440원대까지 낮아졌다가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 매도세 등으로 다시 반등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도 이달 셋째 주 기준 전주 대비 0.31% 오르며 상승 폭을 키웠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되 인상 가능성을 열어둘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과 내수가 양호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물가와 부동산, 환율 부담이 커지면 연내 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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