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 판매 비중이 절반을 넘으며 전동화 경쟁의 중심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보조금 정책과 내수 수요, 충전 인프라 확산을 기반으로 성장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격 경쟁력과 소프트웨어 대응, 개발 속도가 승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신에너지차(NEV) 판매 비중은 최근 5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신에너지차는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수소차(FCEV)를 포함하고 있다.
중국 정부 자문 인사는 오는 2030년까지 신에너지차 보급률이 7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인 쑤보 중국 국가제조강국건설전략자문위원회 부주임은 지난 12일 베이징에서 열린 스마트 전기차 발전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 내 신에너지차 보급 속도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신차 기준 보급률은 2020년 5.4%에서 2024년 40.9%로 상승했다.
중국 시장에서는 가격, 배터리, 소프트웨어, 개발 속도를 중심으로 경쟁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배터리 원가 절감과 초고속 충전, 차량용 소프트웨어, 신차 개발 주기 단축이 상품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을 낮추면서 기능을 빠르게 개선하는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어, 외국 완성차 기업들의 기존 전략만으로는 점유율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 점유율은 BYD가 약 27%로 1위를 차지했고, 지리자동차가 12% 수준으로 2위, 상하이자동차(SAIC)가 약 7%로 3위를 기록했다. 상위 3개 업체가 모두 중국 기업으로 채워지면서 로컬 브랜드 중심 구조가 고착되는 양상이다.
이 가운데 폭스바겐그룹은 중국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폭스바겐은 2030년까지 중국 판매 차량의 상당수를 중국형 전자 아키텍처 기반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국 전기차 업체 샤오펑과 협업을 확대했으며, 현지 전용 플랫폼을 통해 차량 개발 기간을 약 30% 단축하고 비용을 최대 40%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 향후 2년간 중국 시장에 10종 이상의 전기차를 추가 투입하며 점유율 회복에 나선다. 기존 글로벌 플랫폼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현지 맞춤형 구조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을 기반으로 생산 확대와 가격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테슬라 글로벌 생산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거점으로, 중국 내수뿐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수출 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테슬라는 가격 인하를 통해 수요를 유지하고 기존 모델보다 저렴한 신규 전기차 개발을 추진하며 시장 저변 확대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중국 3월 판매량은 5만6107대로 전년 대비 24% 줄었다.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로컬 업체와의 경쟁 심화 영향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BMW는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방어와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선양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노이어 클라쎄’를 중국 시장에 맞춰 투입할 계획이다.
BMW는 지난해 중국 판매가 약 12% 감소했지만, 전기차 중심 포트폴리오 전환을 통해 경쟁력 유지에 나서고 있다. 가격 경쟁이 심화된 환경에서도 브랜드 가치와 기술력을 기반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구조 전환을 기반으로 재진입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차는 향후 5년간 중국과 인도에 총 46종의 신차를 출시할 계획이며, 이 가운데 중국 시장에는 20종을 투입할 예정이다.
2030년까지 중국과 인도 합산 판매를 127만6500대 수준으로 확대하고, 이 중 중국에서 44만4000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지난해 중국 판매 약 13만대 대비 세 배 이상 확대가 필요한 수준이다.
현대차의 중국 판매는 2016년 114만대에서 2020년 44만대, 2024년 18만대로 감소했으며, 점유율은 1% 수준까지 낮아졌다.
중국 신에너지차 시장은 성장성과 동시에 높은 진입 장벽을 갖고 있다. 가격 경쟁 심화와 로컬 브랜드 중심 구조가 고착되면서 외국 완성차 기업의 점유율 확대 여지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빠른 의사결정과 단기 개발 사이클을 기반으로 신차를 연속적으로 출시하고 있어 외국 기업 대비 대응 속도에서도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시장은 이미 자국 브랜드 점유율이 70% 안팎까지 올라온 상태라 외국 완성차가 과거처럼 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라며 “가격 경쟁력과 현지화 수준, 소프트웨어 대응력을 동시에 확보한 일부 업체 중심으로 점유율이 제한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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