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6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서 열린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출정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무주택 시민을 겨냥한 대규모 주거 안정 공약을 발표했다. 시세 절반 수준의 토지임대형 아파트와 장기전세주택 확대, 청년·중장년층 금융 지원 등을 포함한 ‘서울형 주거 안전망’ 구축이 핵심이다.
6일 정치권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오 후보는 지난 5일 ‘주거이동 안전망 확충 종합계획’을 공개하고 오는 2031년까지 공공주택 약 13만호 공급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확대와 금융 지원을 결합해 무주택자의 주거 불안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핵심은 새로운 공공분양 모델 도입이다. 오 후보는 토지는 공공이 보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형 아파트’를 통해 시세의 절반 수준 가격으로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여기에 분양가의 20%만 먼저 납부하고 나머지는 장기 분할 방식으로 상환하는 ‘할부형 아파트’ 개념도 함께 추진한다.
오 후보는 이를 ‘바로내집’ 모델로 명명했다. 높은 초기 자금 부담 때문에 내 집 마련이 어려운 청년층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겠다는 취지다.
공공임대 공급 확대 계획도 함께 제시됐다. 현재 약 3만7000호 수준인 장기전세주택을 2031년까지 10만6000호 규모로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장기전세는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장기간 거주할 수 있는 서울시 대표 공공주택 정책 가운데 하나다.
전체 공급 규모는 공공임대주택 12만3000호, 공공분양주택 6500호 수준으로 제시됐다. 공급 확대와 함께 주거비 부담을 줄이는 금융 지원책도 포함됐다.
오 후보는 주거 대책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서울시민이 납부한 주택도시기금 활용 폭을 확대하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서울시민이 청약저축 등을 통해 조성한 기금 규모에 비해 실제 서울 주택사업에 투입되는 금액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자체 ‘주택진흥기금’을 운용 중인데 이를 확대해 공공주택 공급과 주거 지원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오 후보는 정부와 협의를 통해 일부 기금을 서울시로 환원받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생애주기별 맞춤형 지원책도 공약에 포함됐다. 장기안심주택 보증금 무이자 지원 한도를 최대 7000만원까지 확대하고 공공임대에 거주하는 신혼부부에 대해서는 최장 12년 동안 대출이자 지원을 추진한다.
청년층 지원 범위도 넓힌다. 청년 월세 지원 기간을 기존 10개월에서 12개월로 늘리고 지원 대상 역시 한부모가족과 전세사기 피해자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중장년 무주택자를 겨냥한 신규 정책으로는 시가 일정 금액을 함께 적립해 목돈 마련을 돕는 ‘매칭통장’ 사업을 도입하기로 했다. 월세 부담과 노후 주거 불안을 동시에 완화하겠다는 설명이다.
전세사기 대응책도 강화하기로 했다. 계약 전에는 위험 매물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고 계약 단계에서는 공인중개사 자격을 갖춘 ‘안심매니저’가 현장 동행에 나서는 방식이다. 계약 이후에는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지원과 청년층 대상 전세금 반환보증 강화 방안도 추진한다.
오 후보는 이날 ‘부동산지옥 시민대책회의’ 출범식에도 참석해 현장 중심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전월세 시장 불안과 주거비 상승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미다.
공약 발표와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측 정책을 겨냥한 공세도 이어졌다. 오 후보 측은 민주당의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향에 대해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비판하며 정비사업 활성화를 통한 아파트 공급 확대가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보유세 강화와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움직임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향후 서울시장 선거 과정에서 공급 확대와 세제 개편을 둘러싼 공방이 부동산 정책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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