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정치

오세훈, 국힘 원내대책회의 참석…정부 부동산 정책 '정조준'

권석림 기자 2026-08-14 10:23:20

세제·공급대책 놓고 정부 비판 공조…"공급으로 답해야"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4일 국민의힘 원내 대책 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현직 서울시장이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원내 지도부가 참석하는 공식 회의에 직접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정부의 세제 개편안과 전날 발표된 8·13 주택 공급 대책을 둘러싼 여권과 야권의 정책 대립이 한층 선명해지는 모습이다.

오 시장의 이날 회의 참석은 단순한 당 행사 참석을 넘어 정부 부동산 정책에 대한 국민의힘과 서울시의 공동 대응 가능성을 보여주는 행보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공급 대책을 기존 계획을 재활용한 ‘재탕 대책’이라고 비판하고 있고, 오 시장 역시 실거주 중심의 부동산 정책과 과도한 세금·규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오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원내 대책 회의를 주재했다. 애초 이날 회의는 정부의 세제 개편안과 부동산 공급 대책의 문제점을 짚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로 예고됐다. 

특히 원내대표와 부대표단, 상임위원회 간사 등이 참석하는 당 원내 대책 회의에 현직 서울시장이 참석한 것은 정치권에서도 주목할 만한 장면으로 받아들여졌다.

국민의힘이 최근 부동산 민심을 핵심 현안으로 부각하는 가운데 서울의 주택 공급을 책임지는 오 시장을 전면에 세워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부각하려는 의도가 담겼다고 분석한다. 

오 시장은 이날 정부의 8·13 주택 공급 대책과 관련해 일부 정비사업 규제 개선이 반영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여전히 핵심적인 규제가 남아 있다며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요구했다.

그는 “어제 정부가 발표한 부동산 대책에 서울시가 거듭 요청해 온 정비사업 규제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정부가 주택 공급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서울시를 정책 결정 과정에서 배제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특히 서울의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사업성과 추진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강조했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용적률, 재개발 임대주택 비율 등 정비사업을 가로막는 핵심 규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것이다. 그는 사업성을 높이고 공급 속도를 내기 위한 “과감한 규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공급 물량 발표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은 강한 비판을 이어갔다.

정 원내대표는 정부가 150만 호 이상의 공급을 제시했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기존에 발표된 공급계획을 다시 집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135만 호가 지난해 발표된 LH 주도의 공공주택 공급 계획에 포함됐던 물량이라는 점을 들어 정부가 공급 숫자를 부풀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재탕 발표에 눈속임용 숫자놀음으로 일관한다면 아무리 좋은 대책이라도 시장과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추가 공급 계획 역시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 135만 호에 더해 신규 택지 10만 호를 포함한 24만 호 플러스알파를 추가 확보한다고 하지만, 실제 입지가 공개된 물량은 일부에 그친다는 게 국민의힘의 주장이다.

정 원내대표는 수도권과 지방의 부동산 시장 상황이 크게 다른 만큼 획일적인 공급 정책으로는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점도 강조했다. 수도권은 공급 부족과 집값 상승이 문제인 반면 지방은 미분양과 인구 감소가 심각한 만큼 지역별로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오 시장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국민의힘의 문제의식과 상당 부분 맞닿아 있다.

오 시장은 정부의 공급 대책을 평가하면서도 공급 확대를 위해서는 단순히 물량을 발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정비사업을 가로막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날 오 시장은 정부의 ‘실거주’ 중심 부동산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오 시장은 “임대차 시장을 흔들고 국민 고통을 키우는 실거주 집착 정책에서부터 전면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거주 여부만을 기준으로 국민을 투기꾼으로 규정하는 획일적인 정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관련 세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장기 보유 1주택자 등의 세 부담이 커질 수 있는 정책을 두고는 정부의 정책 실패에 따른 부담을 국민에게 전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오 시장은 “정책 실패의 책임까지 국민에게 떠넘기는 폭력적인 증세는 반드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의 이날 행보는 최근 국민의힘이 부동산 문제를 정부·여당에 대한 핵심 공세 소재로 끌어올리는 흐름과도 맞물려 있다.

국민의힘은 앞서 부동산 정상화 특별위원회를 가동하고 정부의 공급정책과 주택시장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뤄왔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역시 13일 경기 고양 창릉 신도시 S4 공사 현장을 찾아 뉴홈 사전청약 피해자들을 만나는 등 부동산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정치권의 부동산 공방은 단순한 공급 물량 경쟁을 넘어 규제 완화와 세제 정책, 실거주 요건, 정비사업 활성화 등 구체적인 정책 수단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직 서울시장의 집권당이 아닌 야당 공식 원내 회의 참석이라는 이례적인 장면을 계기로 국민의힘과 서울시가 정부 부동산 정책을 정조준하는 공동 전선이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