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대서양을 항해 중인 네덜란드 국적 크루즈선 ‘MV 혼디우스(MV Hondius)’에서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잇따라 확인되면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역학조사에 착수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크루즈선 집단감염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한 가운데 WHO는 “현재 공중보건 위험은 낮다”면서도 제한적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해당 선박에서는 최소 8건의 감염 사례가 보고됐으며 이 가운데 5건은 실험실 검사로 확진됐다. 사망자는 3명으로 확인됐다. 영국 국적 승객 1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의 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MV 혼디우스는 네덜란드 탐험 크루즈 업체 ‘오션와이드 익스페디션(Oceanwide Expeditions)’이 운영하는 극지 탐사 선박이다. 지난 3월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출항해 남극과 남대서양 일대를 운항한 뒤 카보베르데와 스페인령 카나리아제도로 향하던 중 감염 사태가 발생했다.
WHO는 이번 집단감염의 원인 바이러스를 남미 지역에서 주로 발견되는 ‘안데스(Andes) 바이러스’ 계열로 보고 있다. 안데스 바이러스는 한타바이러스 가운데 드물게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보고된 유형이다. WHO는 “가까운 접촉이 있었던 일부 사례에서 제한적 전파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WHO는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호흡기 팬데믹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감염된 설치류의 소변·분변·타액에 노출될 때 전파되며 공기 중 비말 전파는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WHO는 현재 선내 설치류 존재 여부와 승객들의 남미 여행 동선 등을 중심으로 감염원을 추적하고 있다.
실제 첫 환자로 추정되는 네덜란드 국적 승객 부부는 승선 전 아르헨티나 남부 지역을 여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설치류 배설물에 오염된 환경에 노출됐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일부 지역은 안데스형 한타바이러스 풍토병 지역으로 분류된다.
문제는 크루즈선이라는 특수한 환경이다. 장기간 밀폐된 공간에서 생활하는 특성상 감염병이 발생하면 승객 간 접촉이 급격히 늘어날 수 있다. 코로나19 초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집단감염 사태가 대표적 사례다. 이번에도 WHO와 유럽질병예방통제센터(ECDC)는 승객 전원을 고위험 접촉자로 분류하고 귀국 후 자가격리와 건강 모니터링을 권고했다.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잠복기가 1~2주 정도지만 최대 6주까지 길어질 수 있다. 초기에는 발열과 근육통, 두통 등 독감과 유사한 증상이 나타난다. 그러나 일부 환자는 급성 호흡부전이나 신부전으로 빠르게 악화된다.
특히 미주 지역에서 발생하는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HPS)’은 치명률이 최대 40~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와 유럽에서 주로 나타나는 ‘신증후군 출혈열(HFRS)’ 역시 중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현재까지 특이적인 항바이러스 치료제는 없으며 산소 치료와 중환자 집중치료 등 조기 보조치료가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으로 꼽힌다.
우리나라 역시 한타바이러스 유행권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지 않다. 한국은 중국·러시아와 함께 신증후군 출혈열 발생 지역에 속한다. 군인과 농업 종사자 등 고위험군은 국가 예방접종사업을 통해 한타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다만 기존 백신은 예방 범위와 지속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정희진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백신혁신센터 센터장은 “한타바이러스 감염증은 초기에는 단순 감기처럼 보일 수 있어 조기 인지가 쉽지 않다”며 “다만 사람 간 전파는 제한적이기 때문에 과도한 공포보다는 정확한 정보에 기반한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숲·농장·들판 등 설치류가 많은 환경에 다녀온 뒤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의료기관 진료를 받아야 한다”며 “향후에는 남미형 폐증후군까지 예방 가능한 범용 한타바이러스 백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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