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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딥페이크' 대법의 이례적 강한 메시지, 배경은

권석림 기자 2026-05-18 16:07:41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AI 딥페이크 탐지 분석 모델 시연회에서 박남인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연구관이 선거유세 현장 가짜뉴스 탐지기술을 시연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법원이 처벌법 시행 전 만든 딥페이크 성 착취물도 안 지웠으면 처벌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건의 쟁점은 처벌 규정이 신설되기 전에 내려받은 영상이라도, 법이 바뀐 후에 처분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개정된 법을 적용해 처벌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인데, 법원은 가능하다는 판결이다.

이번 판결의 핵심은 대법원이 인용한 '계속범' 개념이다. 범죄 행위가 지연 없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위법 상태가 지속되는 한 범죄도 계속 진행 중이라고 본 것이다.

즉, 불법 영상을 처음 스마트폰이나 하드디스크에 저장한 순간에만 죄가 되는 것이 아니라, 지우지 않고 보관하고 있는 모든 순간순간이 실시간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과거에 내려받았더라도 법이 제정된 이후까지 삭제하지 않고 가지고 있었다면, 소급 입법 금지 원칙에 어긋나지 않고 처벌할 수 있다는 결론이다.

이 판결은 "옛날에 받아둔 거니까 괜찮겠지"라며 불법 영상물을 지우지 않고 방치하던 이들에게 강력한 법적 경고를 날린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아울러 이번 판결은 디지털 성범죄의 특징을 강하게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불법 촬영물이나 딥페이크 영상은 한 번 유포되면 영구 복제 가능성이 높고 저장 자체가 추가 유포 위험과 연결되며 피해자가 지속적 공포를 느끼게 만든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허위 조작 정보 자율 정책 가이드라인’ 초안을 최근 공개했다.

법이 추상적으로 규정한 허위 조작 정보의 판단 기준을 민간 자율규제 기구가 구체화해 제시한 첫 사례다.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허위 조작 정보 유통에 따른 피해 구제와 플랫폼 책임 강화를 위해 마련됐다. 고의 또는 과실로 허위 조작 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하고, 일정 요건을 갖춘 플랫폼 사업자에 대해서는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했다.

또 법원에서 불법 정보 또는 허위 조작 정보로 인정돼 확정 판결을 받은 정보를 2회 이상 유통하면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했다.

황창근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KISO 정책위원)는 “허위 조작 정보의 개념과 적용 범위, 판단 기준, 신고와 조치, 심의 절차를 보다 구체화하면서도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 등 헌법상 기본권 보호와 조화를 고려한 기준 마련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18일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 사건에서 원심판결 중 무죄로 본 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 씨는 2019∼2020년 대학 여자 동기 등 지인의 얼굴과 모르는 여성의 신체 사진을 합성하는 방식으로 허위영상물 195개를 만들어 저장하고, 이를 2024년 12월까지 소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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