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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AI 데이터센터 늘수록 웃는다…조용히 커지는 전력 인프라 시장

정보운 기자 2026-05-18 17:59:17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시대…변압기·배전반 공급 경쟁 치열

HD현대일렉트릭·LS일렉트릭·효성重 존재감 확대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열린 미국 'IEEE PES T&D 2026' 전시에 설치된 LS일렉트릭 부스 모습 [사진=LS일렉트릭]

[경제일보] 글로벌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반도체를 넘어 전력 인프라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변압기·배전반·전선·냉각설비 기업들이 새로운 수혜 업종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냉각 효율이 AI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에 맞춰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구축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AWS), 구글, 메타 등 주요 기업들은 AI 연산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수십조원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실제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일본에 2026~2029년 동안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투자해 AI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에서도 2029년까지 약 180억 달러 규모의 디지털·AI 인프라 투자 계획을 공개했다. 아마존 역시 올해 AWS 데이터센터 확대를 위해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설비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페인에는 추가로 21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확장하겠다고 발표했다.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서버 대비 훨씬 높은 전력을 소비한다. 고성능 GPU 수천~수만 개가 동시에 작동하면서 발열과 전력 부담도 급격히 커지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AI 산업이 사실상 '초대형 전력 소비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GPU와 반도체 확보 경쟁뿐 아니라 전력 공급과 배전·냉각 인프라 구축 경쟁도 동시에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지 못하거나 발열 제어에 실패할 경우 서버 운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전력망 노후화와 맞물려 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 설비 제작에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전력기기 업계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 전력기기 업계도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북미 전력 인프라 투자 수혜 기대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HD현대일렉트릭과 LS 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은 초고압 변압기와 배전반, 전력 자동화 솔루션 등을 앞세워 미국 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 내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와 AI 데이터센터 증설이 맞물리면서 초고압 변압기 공급 부족 현상까지 이어지자 국내 업체들의 수주 경쟁력도 부각되는 모습이다.

HD현대일렉트릭은 북미 지역 전력기기 수요 확대에 힘입어 최근 수년간 수주 잔고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미국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의 대표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LS일렉트릭 역시 북미 데이터센터와 스마트 전력망 시장을 중심으로 배전·전력 자동화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효성중공업도 미국 멤피스 초고압 변압기 공장을 기반으로 북미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는 분위기다.

전선 업계 역시 AI 데이터센터 확대 수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 증가로 초고압 케이블과 배전망 수요가 함께 확대되면서 대한전선과 가온전선 등도 북미 시장 중심으로 수주 확대 기대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온전선은 미국 생산법인 LSCUS를 중심으로 AI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Busduct) 공급을 확대하고 있으며 대한전선도 미국 전력망 투자 확대 흐름에 맞춰 해저케이블과 초고압 케이블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냉각 설비 시장 성장세도 가파르다. AI 서버 발열이 커지면서 기존 공랭 방식뿐 아니라 액침냉각·리퀴드쿨링 등 차세대 냉각 기술 도입이 확대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데이터센터 경쟁력이 단순 연산 성능을 넘어 전력 효율과 냉각 기술 수준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 전력기기 업계 관계자는 "최근 AI 데이터센터는 과거 클라우드·웹서비스 중심 데이터센터보다 서버 용량과 전력 밀도가 훨씬 높아진 구조"라며 "발열이 크게 늘면서 냉각·쿨링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고 자연스럽게 더 고사양·고용량 전력 설비가 필요해지는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는 가격보다 시스템 신뢰성과 납기 대응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한 번 전력 문제가 발생하면 서비스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검증된 운영 경험에 대한 고객 요구 수준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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