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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스쿨존' 규제 완화, 운전자 요구와 법적 실효성 고려 추진

권석림 기자 2026-05-19 15:10:24

민주당 탄력 운영 제시…미국 등 해외 영향도

24시간 내내 시속 30㎞로 설정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모습. 경찰청은 이달 초 스쿨존 속도 제한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발주했다. [사진=연합뉴스]
경찰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차량 운행 속도를 시속 30㎞로 제한하는 현행 도로교통법 조항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운전자의 요구와 법적 실효성을 고려한 것이란 분석이다.
 
아울러 원칙적으로 평일 등·하교 시간에만 스쿨존에서 속도를 제한하고 있는 해외의 사례도 영향을 줬다.

우선 어린이가 잘 다니지 않는 새벽 시간대나 공휴일에도 차량 속도를 30㎞로 제한하는 것은 과도한 규제라는 점이다.
 
이는 현실성 부족을 지적한 것인데, 특히 새벽 배송 기사나 택시 기사 등 심야·새벽 활동 운전자들의 불만이 컸다.
 
스쿨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는 꾸준히 보강됐지만, 효율적인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받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2019년 충남 아산에서 어린이가 숨진 사고를 계기로 2020년 '민식이법'이 시행됐고, 신호등과 과속 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와 처벌 강화 등이 뒤따랐다.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규제 압박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경찰도 등·하교 시간대 집중 단속과 순찰 확대, 음주 운전 단속 등을 병행하고 있다. 그러나 사고 건수와 사상자가 늘면서 제도와 단속 중심의 대책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경찰청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서울 스쿨존 어린이 보행자 사상 사고의 절반가량이 오후 2~6시 하교 시간대에 몰렸다. 2023년 79건 중 41건(51%), 2024년 91건 중 45건(49%), 지난해 115건 중 56건(48%)이 이 시간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해에는 도로교통법상 스쿨존 속도 제한 조항을 두고 헌법소원도 제기됐다.
 
행정적 절차의 한계도 있다. 기존에도 야간 시간대(오후 9시~이튿날 오전 7시) 제한 속도를 40~50㎞로 올리는 '시간제 속도 제한'이 도입됐으나, 표지판 교체와 학부모 동의 등 절차가 복잡해 전국 1만6000여 곳 중 단 78곳(약 0.5%)에만 적용되는 한계가 있었다.
 
스쿨존 속도 제한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는 해외 선진국의 사례도 영향을 미쳤다. 미국, 영국, 호주 등의 국가에서는 이미 평일 등·하교 시간대 위주로만 스쿨존 속도 제한을 유연하게 운영하고 있다.
 
헌법소원을 제기한 채다은 변호사는 한 방송에 나와 "새벽에 스쿨존을 지나다 속도위반으로 범칙금을 받았다"며 "아무런 예외 규정을 두지 않은 도로교통법 조항이 헌법상 보장된 일반적 행동자유권,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평등권을 심각하게 침해한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른바 헌법상 과잉금지원칙 위반 아니냐는 것이다.
 
채 변호사는 자기 생각이 일반적인지 알아보기 위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의견을 구했더니 "공감한다"는 반응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번 논의는 정치권 공약과도 맞물려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6·3 지방선거 공약으로 심야 시간대(오전 0시~5시) 스쿨존 제한 속도를 시속 50㎞까지 완화하는 탄력 운영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한편 경찰청은 최근 한국도로교통공단에 스쿨존 속도 제한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 해당 연구는 오는 6월까지 진행된다. 결과는 정부의 '국가 정상화 프로젝트 총괄 태스크포스(TF)'에 제출된다.

스쿨존 내 시속 30㎞ 제한은 2011년부터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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