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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기자수첩] 입찰 무효 이어 비교표 충돌…성수4지구 갈등의 연속

우용하 기자 2026-05-30 11:49:38
우용하 긴설부동산부 기자

[경제일보] 성수4지구 수주전이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번에는 시공사 입찰 제안서 비교표를 둘러싼 갈등이다. 대우건설은 롯데건설 제안 내용 일부가 입찰 지침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비교표 날인을 거부했고 조합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후속 절차를 진행했다. 대형 정비사업 수주전에서 이 정도 이견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성수4지구를 지켜보는 시장의 시선은 조금 다르다. 현장에서는 벌써 “또 충돌했냐”는 반응이 나온다.
 
조합과 대우건설의 충돌은 사실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성수4지구는 올해 들어 입찰 무효 처리와 재입찰 공고 과정에서도 갈등이 반복돼 왔다. 수주전의 본질은 어떤 회사가 더 좋은 사업 조건을 제시했는지 경쟁하는 데 있다. 그런데 최근 성수4지구에서는 사업 조건보다 절차와 지침 해석을 둘러싼 공방이 더 자주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물론 성수4지구가 가진 상징성을 생각하면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총공사비만 1조3000억원이 넘는 한강변 재개발 사업이다. 대형 건설사 입장에서는 도시정비사업 실적과 향후 브랜드 경쟁력까지 연결되는 만큼 쉽게 물러설 수 없는 무대다.
 
문제는 경쟁이 사업 조건 개선으로 이어지기보다 절차 공방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조합은 비교표 작성 과정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하지만 대우건설은 경쟁사인 롯데건설의 일부 제안 내용이 지침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맞선다. 같은 자료를 두고도 해석이 엇갈리면서 사업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공공의 관리가 이뤄지는 상황에서도 논란이 반복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성수4지구는 입찰 무효 이후 재입찰 절차를 진행하면서 서울시 갈등관리 책임관이 현장설명회에 파견됐고 최근 비교표 작성 과정에도 성동구 공공지원자가 배석했다. 과열 경쟁을 막고 절차적 신뢰를 높이기 위한 장치들이 가동됐지만 사업은 다시 절차 공방의 한가운데 섰다.
 
우려스러운 것은 이런 충돌이 누적될수록 사업에 대한 신뢰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이다. 정비사업은 원래도 긴 시간이 필요한 사업이다. 그런데 수주전 단계에서부터 논란이 반복되면 사업은 더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신뢰가 흔들리면 어떤 결정이 내려져도, 시공권을 확보하더라도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 과정에서 공사비와 금융비용 부담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건설사도 조합도 아닌 조합원들에게 돌아간다. 건설사와 조합은 각자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을 가장 오래 기다리고 결과를 감당해야 하는 사람은 조합원들이다. 조합원들이 궁금한 것은 상대방의 잘못을 입증하는 일이 아니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지, 약속한 일정대로 시공사 선정이 이뤄질 수 있는지, 실질적인 부담이 얼마나 증가하는지에 더 관심이 있다.
 
성수4지구는 서울 정비사업 시장을 대표하는 사업지 가운데 하나다. 조합원들 입장에서도 치열한 경쟁은 더 좋은 사업 조건을 받기 위해 필요하다. 다만 경쟁의 무게중심이 사업 조건보다 절차 논란으로 옮겨가는 모습은 결코 바람직한 신호가 아니다. 수주전의 승패는 결국 한 곳이 가져가지만 반복되는 갈등이 남기는 상처는 사업 전체에 남는다. 결국 성수4지구의 경쟁력은 누가 수주하느냐보다 어떤 과정으로 결정되느냐에서 나올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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