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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반도체값 두 배 뛰었는데 수요는 둔화…전자업계 수익성 '이중고'

정보운 기자 2026-06-01 10:43:02

메모리 가격 107% 급등·구리값 상승

가전·스마트폰 수요는 위축

LG전자 TV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글로벌 반도체 슈퍼사이클 영향으로 메모리 가격이 급등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전자업계의 원재료 부담이 커지고 있다. 경기 둔화와 소비 위축으로 가전·스마트폰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핵심 부품 가격은 오르면서 완제품 사업 수익성에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1분기 원재료 매입액(삼성디스플레이 제외)은 27조807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증가했다.

생활가전·TV·스마트폰 등을 담당하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원재료 매입액은 21조2527억원으로 전체의 76.4%를 차지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 영향이 두드러졌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사업보고서에서 모바일용 메모리를 별도 항목으로 처음 분류했다. 모바일용 메모리 매입액은 1조9930억원으로 DX 부문 전체 매입액의 9.4%를 차지하며 카메라 모듈 비중을 넘어섰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 모바일용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 연평균 대비 약 107%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스마트폰 핵심 부품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가격도 같은 기간 약 12%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역시 원가 부담이 확대됐다. TV 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의 영상기기용 반도체 매입액은 2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4% 증가했다. 원재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7%에서 9.1%로 높아졌다.

영상기기용 반도체 평균 가격은 지난해보다 33.1%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가전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에 사용되는 구리 가격 상승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구리 평균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21.1% 올랐다.

LG전자 ES사업본부의 구리 매입액은 지난해 824억원에서 올해 1565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원재료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8.0%에서 53.3%로 확대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 가격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 중동 지역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물류비 증가가 겹치면서 전자업계 원가 부담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수요 환경이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전과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세가 둔화하고 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전제품 소매판매액은 7조85억원으로 3년 전 같은 기간보다 5.8% 감소했다. 통신기기 및 컴퓨터 소매판매액도 7조6311억원으로 4.2% 줄었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압박은 커지는 반면 소비 둔화로 제품 가격 인상 여력은 제한적인 만큼 전자업체들의 수익성 방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원가 부담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운영 효율화와 비용 절감 등을 통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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