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제22대 지방선거 본투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호남권 투표율이 이례적으로 높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단순한 참여 확대를 넘어 정치적 함의를 둘러싼 해석이 엇갈린다. 전통적으로 특정 정당 지지 기반이 견고한 지역에서 나타나는 높은 투표율은 ‘결집’이거나 ‘균열’로 읽히는 경우가 많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남 투표율은 56.1%, 전북은 52.2%를 기록했다. 전국 평균을 웃도는 수치다. 사전투표에서도 호남권은 상위권을 기록했다. 본투표까지 상승 흐름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투표 참여가 확대된 양상이다.
이번 선거에서 호남은 사전투표 단계부터 높은 참여율을 보였다. 중앙선관위 발표 기준 전남과 전북은 전국 상위권 사전투표율을 기록했으며 이는 정치적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신호다. 본투표에서도 참여가 유지되면서 단순한 ‘조기 투표 집중’이 아니라 전반적인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남은 오랜 기간 특정 정당의 핵심 지지 기반으로 분류돼 왔다. 이 때문에 높은 투표율은 통상 지지층 결집으로 해석된다. 특히 전국 판세가 접전일수록 핵심 지지층의 투표 참여는 승패를 가르는 변수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번 선거를 단순한 결집으로만 보긴 어렵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인사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지역 내 경쟁 구도가 형성됐고 이 점이 투표율 상승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여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 간 접전이 벌어지며 사실상 양자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이 같은 내부 경쟁은 유권자 선택을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결과가 뻔한 선거일수록 투표율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내부 경쟁이 참여를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 주목할 또 다른 변수는 ‘무소속 후보 약진 가능성’도 주목된다. 호남에서는 공천 탈락 인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 이번에도 일부 지역에서 무소속 후보가 조직력과 인지도를 앞세워 기존 정당 후보를 위협하는 구도를 만들고 있다. 단발성 변수가 아니라 향후 공천 구조와 지역 정치 지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표율 상승을 변화 요구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기존 정치 질서에 대한 평가와 새로운 선택지에 대한 고민이 투표 참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는 특정 후보 지지를 넘어 정치 구조 전반에 대한 기대와 불만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결국 이번 호남 투표율은 상반된 두 신호를 동시에 담고 있다. 하나는 지지층 결집, 다른 하나는 내부 경쟁에 따른 긴장이다. 어느 쪽이 더 크게 작용했는지는 개표 결과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다만 분명한 것은 호남 정치가 더 이상 ‘결과가 정해진 공간’이 아니라는 점이다. 경쟁과 선택이 공존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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