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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800조 전쟁] 삼성·SK 투자 뒤엔 한전과 수공이 있었다

김태휘 인턴 2026-07-04 13:00:00

송전망·용수 공급이 반도체·AI 투자 성패 좌우

주민 협의부터 변전소까지…800조 프로젝트의 진짜 병목

[사진=ChatGPT]

[경제일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수백조원 규모의 반도체 투자에 나섰지만 정작 사업의 속도를 결정하는 곳은 따로 있다. 전기를 공급하는 한국전력과 물을 공급하는 한국수자원공사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공장은 공장보다 먼저 전력망과 용수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달 29일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에서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투자 계획뿐 아니라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는 대규모 송전망을 구축하고, 서남권에는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활용한 전력 공급 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여유가 있는 지역으로 유도하기 위해 345kV 계통 정보를 공개하고 전용 요금제 도입도 추진한다는 전략이다.

결국 이번 메가프로젝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경쟁인 동시에 한전과 수공이 얼마나 빠르게 기반시설을 구축하느냐의 경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공장보다 먼저 필요한 것은 전력망과 용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전력과 용수 공급 계획이 모두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삼성전자가 입주하는 국가산업단지에 대해 2038년까지 신규 LNG 발전기를 연계해 초기 전력을 공급하고 이후 추가 공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입주하는 일반산업단지도 산단 내 변전소를 신설하고 기존 계통과 연계하는 방식으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용수 공급도 본격적인 착공을 앞두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통합용수공급사업 1단계 우선구간을 이달 착공할 예정이며, 계획대로 2031년부터 용수를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사업 추진 과정에서 특별한 변수는 없으며 관계기관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했다.

반면 정부가 새롭게 제시한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아직 부지조차 확정되지 않았다. 부지가 결정돼야 송전선로와 변전소 위치를 설계하고 장기 송·변전설비계획과 전력수급기본계획 등에 반영하는 절차가 진행된다. 용수 역시 정부 기본구상 이후 한국수자원공사가 세부 계획 수립에 참여할 예정이다.
AI 시대에는 '전기가 남는 곳'이 경쟁력
정부가 발표한 '345kV 계통 여유 변전소 정보 공개' 역시 같은 맥락이다. 이는 전력을 추가로 공급할 수 있는 변전소와 이미 용량이 포화된 변전소 현황을 기업들이 미리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다.

AI 데이터센터 사업자가 전력 공급이 가능한 지역을 선택하도록 유도해 수도권 전력 집중을 완화하려는 목적이 담겨 있다. 정부는 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지만 실제 제도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송전망은 주민협의가 최대 변수…용수는 예정대로
한국전력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은 이미 단계별 계획에 따라 추진되고 있지만, 서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부지가 확정된 이후에야 구체적인 송전망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전력망 구축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는 주민협의를 꼽았다. 송전선로 경과지 확정과 지자체 협의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사 자체보다 주민 수용성이 사업 일정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정부가 발표한 345kV 계통 여유 변전소 정보는 이미 한전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되고 있으며, 신규 발전사업자가 접속 가능 여부를 미리 확인할 수 있도록 운영되고 있다. 다만 AI 데이터센터 전용 전기요금제는 아직 마련돼 있지 않으며 현재는 일반용 요금 체계를 적용받고 있다고 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용인 반도체 산업단지 통합용수공급사업 1단계를 이달 착공해 계획대로 2031년부터 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남권 반도체 산단에는 동복댐과 주암댐 등을 활용해 하루 65만t 규모의 용수를 공급하는 정부 계획에 맞춰 향후 세부 계획 수립에 참여할 예정이다. 초순수는 기업이 자체적으로 구축하는 영역이며, 수공은 기본적으로 원수 공급을 담당하고 기업 요청이 있을 경우 협력한다는 입장이다.

반도체 공장은 민간 기업이 짓는다. 그러나 공장을 돌리는 전기와 물은 공공 인프라가 공급한다. 송전선 하나가 늦어지고 관로 하나가 지연되면 수백조원 규모의 투자도 계획대로 진행되기 어렵다.

800조원 메가프로젝트의 진짜 승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투자 규모보다 전력망과 용수 인프라를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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