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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최저생계비 입증, 법원 판결문 없이 은행권 계좌조회로 가능해진다

방예준 기자 2026-09-29 16:20:52

금감원·금결원, 30일부터 계좌통합조회서비스 순차 시행

15개 은행 참여…은행권 잔액 조회로 취약계층 생계비 보호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감독원 전경. 2026.02.20[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경제일보] 앞으로 은행 상계 과정에서 최저생계비 상당 예금을 입증할 때 법원 판결문 대신 은행권 계좌통합조회 결과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취약계층이 비용과 시간을 들여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최저생계비 보호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29일 금융감독원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은행권은 30일부터 '최저생계비 조회용 계좌통합조회서비스'를 순차 시행한다.

그동안 대다수 은행은 고객이 대출금을 갚지 못하면 같은 은행에 있는 예금으로 대출금을 대신 갚게 하는 방식으로 처리해 왔다. 다만 법상 최저생계비에 해당하는 예금은 이런 방식으로 가져갈 수 없다.

문제는 은행들이 최저생계비 예금임을 확인할 때 법원 판결문만 요구해 왔다는 점이다. 계좌조회 내역이나 입출금 내역으로도 입증이 가능한데 고객 입장에서는 시간과 비용이 드는 재판 절차를 거쳐야 해 불편이 발생했다.

실제 기초생활수급자가 최저생계비 입증을 위해 '내계좌 한눈에' 조회 결과와 수급자 증명서 등을 제출했지만 은행이 법원 판결문이 없다는 이유로 거절한 사례도 있었다.

금감원은 법원이 금융결제원 등의 계좌조회 내역과 예금계좌 입출금 내역 등으로 최저생계비 입증을 인정하고 있는데도 법원 판결문을 요구하는 관행이 고객 불편을 초래한다고 봤다. 이에 금융결제원과 함께 최저생계비 입증자료 확대와 간소화를 추진했다.

서비스는 상계 등으로 최저생계비 확인이 필요한 금융소비자가 해당 서비스 취급기관을 방문해 신청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고객의 신청과 동의를 받은 취급기관은 금융결제원 시스템을 통해 계좌통합조회 결과를 전송받는다.

조회 결과는 고객에게 안내되고 상계 업무 등에 활용된다. 이번 서비스에는 기존 '내계좌 한눈에' 서비스에서 조회되지 않았던 숨김계좌도 포함된다. 숨김계좌는 본인인증수단을 확보한 타인에게 해당 계좌가 노출되지 않도록 설정한 계좌다.

취급기관은 총 15개 은행이다. 은행별 준비상황에 따라 30일부터 순차 시행하고 모든 취급기관은 10월 안에 시행을 완료할 예정이다.

참여 은행은 국민·우리·하나·신한·iM·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농협·기업·수협·산업·카카오 등이다. 상계 시 최저생계비를 제외하는 8개 은행은 취급기관 참여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며 이 중 하나·iM·부산·카카오가 참여한다.

금융사는 반드시 고객 신청과 동의를 받아 조회해야 한다. 대출약정 시점처럼 최저생계비 확인이 불필요한 시점에 미리 동의를 받아두는 것은 불가능하다.

금융사는 조회 결과에 숨김계좌 정보가 포함돼 노출된다는 사실도 고객에게 안내해야 한다. 은행 상계 시점과 계좌통합조회 시점이 다르면 최저생계비 여부 판단을 위해 타행 계좌 거래내역 등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

이번 서비스는 은행권 잔액 조회 결과만 제공한다. 은행이 제2금융권 잔액을 확인해야 할 경우 금융결제원의 '내계좌 한눈에' 조회 결과 등을 추가로 요구할 수 있다.

금감원은 이번 서비스 시행으로 간편한 신청만으로 은행권 전체 계좌 잔액이 조회돼 고객 편의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소액채권임에도 최저생계비 입증을 위한 재판 결과를 요구받아 반환을 포기하는 사례를 줄이고 취약계층이 필요한 생계비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민사집행법상 압류금지 예금은 개인별 잔액 250만원 이하다. 지난 2월 2일부터 은행권 등에서 생계비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해당 계좌에 입금된 예금은 한도 250만원까지 압류로부터 보호된다.

금감원은 은행이 최저생계비 입증 기준과 업무처리 절차를 명확하게 마련해 일관되게 고객을 응대하도록 점검할 예정이다. 금융결제원과 함께 조회대상에 제2금융권까지 포함될 수 있도록 업무협의를 이어가고 비대면 신청절차 확대 등 추가 개선 필요사항도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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