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산업

[단독] 20여년 전 LCD 담합 후폭풍…LG디스플레이 손배전 英대법원 간다

송정훈 기자 2026-10-07 09:53:06

英대법원, Granville 측 상고 허가…내년 5월18~19일 심리

1심 손해 441만파운드 산정…다른 피고 합의 반영 LG 측 배상 94만파운드

항소심 소비자 전가율 65%→60%…'pass-on' 인과관계 대법원 판단

[사진= 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2000년대 초 LCD 가격 담합에서 비롯된 LG디스플레이의 영국 손해배상 소송이 대법원 판단을 받게 됐다. 영국 대법원이 원고 측 상고를 허가하면서 담합에 따른 가격 상승분을 최종 소비자에게 전가한 경우 실제 피해액을 어떻게 산정할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7일 경제일보가 영국 대법원과 항소법원 판결문, LG디스플레이 공시 등을 확인한 결과 영국 대법원은 지난 7월29일 Granville Technology Group과 VMT, OT Computers가 LG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대만법인을 상대로 제기한 상고를 허가했다.

사건번호는 ‘UKSC/2026/0078’이다. 이 심리는 오는 2027년 5월18~19일 이틀간 열린다.

◆441만파운드 손해 인정…LG 측 1심 배상액 94만파운드

소송은 과거 LCD 가격 담합에서 시작됐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2010년 LG디스플레이를 포함한 LCD 업체들이 2001년 10월부터 2006년 2월까지 TFT-LCD 패널 시장에서 가격 등을 담합했다고 판단했다.

영국에서 PC와 모니터 등을 판매했던 Granville 등은 담합으로 LCD 패널과 관련 제품을 정상가격보다 비싸게 구매해 손해를 봤다며 2016년 LG디스플레이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영국 고등법원은 2024년 1심에서 이자 등을 포함한 원고 측 손해를 441만2716파운드로 산정했다. 다만 다른 피고들과의 합의 등을 반영해 LG디스플레이 측이 부담할 배상액은 94만2438파운드로 정했다.

쟁점은 'pass-on(손해 전가)'이었다. 담합으로 부품을 비싸게 산 기업이 가격 상승분을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 가격에 반영했다면 그만큼 실제 손해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는 논리다.

1심 법원은 Granville 등이 LCD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의 65%를 소비자에게 전가했다고 판단했다.

◆항소심 65%→60%…대법원서 인과관계 따진다

원고 측은 1심 판결에 불복했다. 영국 항소법원은 올해 4월 판결에서 손해액 산정의 일부 판단을 수정해 소비자에게 전가된 비율을 65%에서 60%로 낮췄다. 다만 pass-on을 적용한 1심의 접근법 자체가 잘못됐다는 원고 측 주장은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원고 측은 다시 상고했고 영국 대법원이 이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에 올라간 핵심 쟁점은 담합 피해 기업이 가격 상승분을 소비자에게 전가했다는 항변을 인정하기 위해 담합에 따른 가격 상승과 피해 기업의 판매가격 인상 사이에 어느 정도의 인과관계를 요구할 것이냐다.

이번 심리는 과거 LCD 업체들의 담합 여부를 다시 판단하는 절차가 아니다. 이미 인정된 담합에 따른 손해액을 계산하면서 소비자에게 전가된 부분을 어느 범위까지 피해 기업의 손해에서 제외할지를 판단하는 절차다.

따라서 대법원의 판단에 따라 LG디스플레이의 최종 손해배상액 산정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다만 현 단계에서 배상액이 늘거나 줄 것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LG디스플레이 공시 사건, 英대법원까지

LG디스플레이는 이 소송을 사업보고서와 분·반기보고서를 통해 지속적으로 공개해왔다. 회사 공시에 따르면 Granville Technology Group과 VMT, OT Computers는 2016년 12월7일 LG디스플레이 등 LCD 업체들을 상대로 영국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LG디스플레이는 관련 공시에서 소송에 따른 자원 유출의 금액과 시기는 불확실하지만 소송 결과가 회사의 재무상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해왔다.

이후 1심에 이어 올해 4월 항소심 판결이 나왔고, 지난 7월 대법원이 원고 측 상고를 허가하면서 사건은 영국 최고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대법원 판결은 LG디스플레이 사건의 손해액 재산정 여부뿐 아니라 영국의 다른 카르텔 손해배상 사건에서 pass-on을 판단하는 기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20여년 전 LCD 담합에서 시작된 LG디스플레이의 영국 손해배상 분쟁은 내년 5월 대법원에서 다시 다뤄진다"며 "법원이 담합에 따른 가격 상승과 소비자 가격 인상 사이의 인과관계를 어디까지 요구할지가 최종 배상액을 가를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