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국내 증권사 4곳의 홍콩법인이 올해 상반기 거둔 합산 이익이 지난해 연간 이익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수익 증가와 외국인 통합계좌 제도 변화를 비롯한 접근성 개선의 영향으로 보인다. 하반기 변동성 확대와 금리 인상 등 부담 요인 속 증권가는 신규 사업과 기업금융(IB) 확대로 사업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4개사 홍콩법인의 올해 상반기 합산 이익은 3212억원으로 추산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세전이익 기준이고 나머지 3개사는 당기순이익 기준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1742억원보다 84% 많은 규모다.
특히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4개사 합산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의 올해 2분기 세전이익은 2131억원으로 추산된다. 해외법인 세전이익에 홍콩 비중 35%를 반영해 산출한 수치다. 1분기 813억원과 비교하면 2.6배 증가했다. 상반기 세전이익은 2944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 1174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영업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홍콩법인들은 그동안 현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채권 중개 △IB △자기자본 투자 등 기관 영업에 집중했다. 최근에는 한국 주식과 금융상품을 홍콩을 비롯한 해외 투자자에게 직접 연결하는 유통 기능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은 지난 6월 현지에서 글로벌 투자플랫폼 '맵스(MAPS)'를 내놨다. 주식 같은 전통자산과 가상자산을 한곳에서 사고팔 수 있는 플랫폼으로 국내 증권사가 홍콩 개인투자자(리테일) 시장에 진출한 것은 처음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1일 국내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M-STOCK'의 명칭도 MAPS로 바꿨다.
한국 시장 접근성이 좋아진 점도 성장 배경으로 꼽힌다. 대표적인 제도 변화가 외국인 통합계좌다. 해외 투자자가 국내 증권사에 직접 계좌를 만들지 않고도 현지 증권사를 통해 한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해외 증권사가 국내 증권사에 통합계좌를 하나 개설하면 그 아래에서 여러 투자자의 거래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한국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한국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 △코스피200 ETF △CSOP FTSE 홍콩-한국 테크플러스 인덱스 ETF △CSOP 코스피200 커버드콜 액티브 ETF 등이 현지에서 거래된다. SK하이닉스 2배 레버리지 상품은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거래대금이 1조원을 넘었다. 지난 6월 월간 거래대금 기준 3위에 오르기도 했다. 같은 달 한국 외 아시아 증시에 처음 상장된 코스피200 추종 ETF는 거래 시작 5분 만에 거래대금 300억원을 넘어섰다.
다만 부담 요인도 만만치 않다. 하반기 들어 △한국 증시 변동성 △중동전쟁 △금리 인상 추세 등 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홍콩법인들도 대비책 마련에 나섰다. 홍콩에서도 한국 주식 투자 대부분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쏠려 있다. 브로커리지 수익이 이 두 종목 중심으로 늘어난 만큼 두 종목의 주가 흐름이 홍콩법인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는 사업 다변화에 사업 다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사업구조와 조직을 재정비하고 △글로벌 채권자본시장(DCM) △신디케이티드론 △인수금융 등 IB 사업을 확대했다. 신디케이티드론은 여러 금융사가 공동으로 자금을 빌려주는 대출을 뜻한다. 한국투자증권 홍콩법인은 본사와 함께 현대카드 3억5000만 달러(약 4720억원)와 우리카드 3억 달러(약 4046억원) 규모의 신디케이티드론 거래도 마무리했다. NH투자증권은 신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 최초로 시작한 에쿼티 스왑(주식 투자 수익과 이자를 맞바꾸는 장외 파생상품 거래) 사업은 첫해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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