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은평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서울 아파트값이 87주 연속 오르며 역대 최장 상승 기록을 이어가는 가운데 전세와 신규 분양시장에서도 가격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올해 아파트 전셋값 누적 상승률이 매매가격 상승률을 넘어선 데 이어 지난달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넉 달 만에 다시 20억원을 돌파했다. 매매시장에서는 강남권의 조정이 이어지고 있지만 무주택 실수요자가 체감하는 주거비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9일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12% 올랐다.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7주 연속 상승해 종전 최장 기록인 85주를 2주째 넘어섰다.
특히 최근 이어졌던 상승폭 둔화가 멈췄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다섯째 주부터 5주 연속 줄어 직전 주 0.09%까지 내려왔지만 이번 주에는 0.03%포인트 확대됐다. 대단지와 역세권 등 정주 여건이 좋은 단지를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진 영향이다.
비강남권은 여전히 서울 전체 상승세를 받치고 있다. 서대문구가 0.36% 오른 것을 비롯해 강북구 0.35%, 금천구 0.34%, 관악구 0.33%, 도봉구 0.32%, 노원구 0.31% 등을 기록했다. 일부 지역의 오름폭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실수요가 이어진 모습이다.
반면 강남3구는 하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강남구는 0.34%, 서초구는 0.27% 떨어지며 9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구도 0.19% 내려 5주째 약세를 이어갔다. 용산구 역시 0.01% 하락하며 2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매시장보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전세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라 올해 누적 상승률이 8.35%에 달했다. 같은 기간 매매 누적 상승률인 8.31%를 처음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전셋값 상승률이 1.87%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상승 속도는 4배 이상 빠르다.
지역별로는 성북구가 올해 14.08%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전세 상승률을 기록했으며 노원구도 13.52%, 강북구 10.94%, 성동구 10.84%, 도봉구 10.82% 등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문제는 기존 주택뿐 아니라 신규 아파트 진입 비용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서울 민간아파트 전용 84㎡ 평균 분양가는 20억63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21억3608만원으로 처음 20억원을 넘어선 뒤 19억원대로 내려왔지만 넉 달 만에 다시 20억원대에 진입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강남권 조정 속에서도 비강남권 실수요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기에 전세 매물 부족과 공사비 상승 등에 따른 전셋값·분양가 부담까지 겹치면서 무주택 실수요자의 선택지는 더욱 좁아지는 양상이다. 매매가격 상승폭이 다시 확대된 가운데 전세와 신규 분양가격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서울 주택시장의 가격 부담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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