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유통·소비재업계가 상품 카테고리보다 목표 고객이 모여 있는 채널을 중심으로 판매·마케팅 전략을 재편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이 전시 티켓을 판매하고 단백질 브랜드가 뷰티 채널에서 제품을 선보이는가 하면 화장품 브랜드는 선물 수요가 집중된 플랫폼에 전용 상품을 내놓는 식이다. 소비자의 취향과 이용 목적이 판매 채널 선택의 주요 기준으로 부상하면서 업종·제품군별로 구분되던 유통 채널의 경계도 점차 흐려지는 모습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패션 플랫폼 W컨셉은 문화예술 전시 플랫폼 '그라운드시소'와 손잡고 전시 예매 서비스를 시작한다. 패션 상품을 중심으로 운영해온 플랫폼에 문화예술 콘텐츠를 추가해 기존 고객의 소비 영역을 라이프스타일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오는 14일에는 자체 라이브커머스 'W라이브'에서 그라운드시소 전시 티켓을 처음으로 판매한다. '요시고 사진전2', '브래드 월스 사진전: 역동하는 삶, 찰나의 예술', '조은 원화전: 오늘의 정원' 등 7개 전시를 최대 58%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고 방송 중 참여 이벤트를 통해 VIP 관람권도 제공한다.
W컨셉이 패션과 문화예술의 소비 접점을 하나의 플랫폼 안에 묶은 배경에는 기존 고객층의 취향 확장이 자리하고 있다. 패션에 관심이 높은 고객이 전시와 공연 등 문화생활에도 적극적이라는 점에 주목해 상품군을 넓힌 것으로 향후 공연을 포함한 예매 서비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W컨셉 관계자는 "문화생활을 향유하고 높은 안목을 지닌 고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전시, 공연 등 예매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다양한 문화 예술 라이프를 지원하기 위한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테이크핏 X 익스트림 협업 프로모션 [사진=남양유업]
상품 성격과 기존 유통채널의 경계를 넘어 목표 고객을 찾아가는 움직임은 식품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남양유업의 단백질 브랜드 '테이크핏'은 헬스·건강기능식품 브랜드 '익스트림'과 손잡고 오는 26일까지 무신사 뷰티에서 협업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단백질 음료와 에너지젤, 아르기닌 등 헬스 관련 제품을 식품 전문몰이나 대형마트가 아닌 패션·뷰티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것은 운동과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20~30대 고객층을 겨냥한 선택이다. 양사는 '헬스인을 위한 운동의 시작과 끝'을 콘셉트로 운동 전에는 익스트림의 '트리플 아르기닌 6200', 운동 중에는 '테이크핏 부스터', 운동 후에는 '테이크핏 몬스터'를 제안하며 제품을 운동 과정에 맞춰 구성했다.
협업 상품 역시 개별 제품보다 소비 상황을 중심으로 설계했다. '테이크핏 몬스터'와 아르기닌을 묶은 패키지, '테이크핏 부스터'와 아르기닌을 함께 구성한 패키지 등 2종을 무신사 쇼핑이슈를 통해 판매한다. 패션과 뷰티에 익숙한 무신사 이용자 가운데 운동·건강관리 수요를 가진 소비자를 새로운 접점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운동과 건강관리에 관심이 높은 소비자들이 각 상황에 맞춰 테이크핏과 익스트림의 제품을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이번 프로모션을 마련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해 테이크핏의 제품 경험을 넓히고 소비자 접점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떼 미니 립 글로이밤 트리오 세트 [사진=LF]
판매채널을 소비 목적에 맞춰 세분화하는 방식은 뷰티업계에서도 두드러진다. LF의 비건 뷰티 브랜드 아떼는 '립 글로이밤 미니 트리오 기획세트'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단독 출시하며 일반 화장품 판매보다 선물 수요와 복수 구매가 활발한 채널 특성을 상품 구성에 반영했다.
이번 세트는 서로 다른 컬러를 겹쳐 바르는 '립 레이어링' 트렌드에 맞춰 베이스·생기·포인트 컬러 3종을 미니 사이즈로 구성했다. 웜톤과 쿨톤 두 가지로 나눠 선보이며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판매량이 높은 6개 인기 색상을 각각 세트에 담았다.
실제 판매 데이터도 전용 상품 기획의 근거로 활용됐다. 기존 '아떼 립 글로이밤'은 지난달 말까지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누적 18만개가 판매됐으며 이번 세트에 포함된 6개 색상이 전체 판매량의 약 60%를 차지했다. 최근 2~3개 제품을 함께 구매하는 사례도 늘자 인기 색상을 톤별로 묶어 하나의 상품으로 재구성했다.
선물 채널이라는 특성에 맞춰 패키지와 프로모션도 차별화했다. 회전목마에서 착안한 패키지에 리본 장식을 적용하고 파우치를 함께 제공하는 한편 카카오쇼핑라이브와 결제 할인 등을 연계해 선물 수요를 집중 공략한다.
LF 아떼 관계자는 "최근 립 메이크업 트렌드로 떠오른 '립 레이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여러 컬러를 조합해 자신만의 립 메이크업을 표현할 수 있도록 베스트 컬러를 톤별로 엄선해 하나의 세트에 담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