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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주택정책 20년 백서 발간…정비구역 해제·도시재생 한계 짚는다

우용하 기자 2026-10-16 15:15:55

2012~2020년 정비구역 389곳 해제…약 43만가구 공급 기회 감소

해제지역 177곳 다시 정비사업…주민 정비 수요 지속

서울시 "정책 연속성 확보…2031년까지 31만가구 착공"

서울시청. [사진=서울시]

[경제일보] 서울시가 과거 정비구역 대규모 해제와 보존 중심 도시재생 정책이 현재의 주택 공급 부족으로 이어졌다는 내용의 백서를 내놓는다. 2012~2020년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되면서 약 43만가구의 공급 기회를 잃었고 이후 도시재생 등에 1조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지만 상당수 지역이 다시 정비사업으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서울시는 ‘서울 주택 공급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발간할 예정이라고 16일 밝혔다.
 
백서에는 과거 정비사업 축소부터 도시재생 확대, 2021년 이후 정비구역 재지정과 사업성 개선까지 서울 주택정책의 변화를 분석하고 장기적인 공급정책의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시는 2000년대 뉴타운 사업을 통해 구축됐던 주택 공급 기반이 2012년 이후 크게 축소됐다고 분석했다. 당시 전체 정비구역 683곳 가운데 약 57%인 389곳이 2020년까지 해제됐으며 해당 지역에서 계획됐던 약 43만가구의 공급 기회도 사라졌다는 설명이다.
 
해제된 지역 상당수는 다시 정비사업을 택하고 있다. 389곳 가운데 현재 177곳에서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다시 진행되고 있다. 서울시는 정비구역을 해제했더라도 노후 주거환경을 개선하려는 주민 수요까지 없어지지는 않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봤다.
 
구역 해제 과정에서 주민 의견을 충분히 반영했는지도 백서에서 다뤘다. 서울시는 해제지역을 세 유형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주민 의견조사 없이 직권해제된 곳이 66곳, 주민 요청이나 의견조사를 거쳤지만 절차상 문제 등이 있었던 곳이 264곳, 일몰제 적용 등을 이유로 해제된 곳이 59곳이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으로 창신·숭인 재정비촉진지구 7개 구역과 사직2구역은 주민 의견조사 없이 해제됐다. 장위15구역은 일부 부재자에게 의견조사 관련 우편물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신길1구역은 투표 참여율이 12%에 그친 상황에서 해제 절차가 진행됐다는 게 서울시 평가다.
 
정비구역 축소의 영향은 착공 물량에도 시차를 두고 나타났다고 봤다. 서울 정비사업 착공은 2016~2020년 연평균 2만9000가구였지만 2021~2025년에는 연평균 1만5000가구로 줄었다. 구역 지정에서 실제 착공까지 여러 해가 걸리는 만큼 과거 신규 지정 감소와 대규모 해제의 영향이 최근 공급 물량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정비사업의 대안으로 추진됐던 도시재생 정책에는 상당한 재정이 투입됐다. 서울시는 도시재생활성화사업에 약 9110억원, 주거환경개선사업에 약 1850억원 등 총 1조96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집계했다. 일부 지역은 도시재생 대상이 된 뒤 다시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기존 투입 예산이 주택 공급이나 전면적인 주거환경 개선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점도 백서에 담겼다.
 
이와 함께 앞으로 정비 수요가 더 커질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최근 15년 동안 서울 인구는 약 18% 줄었지만 세대 수는 약 14% 증가했고, 향후 10년 안에 정비가 필요한 노후주택은 약 193만가구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신규 택지를 대규모로 확보하기 어려운 서울 특성상 기존 주거지를 활용한 공급 기반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2021년 이후 정비사업 규제를 다시 손보며 공급 기반을 복원해 왔다고 평가했다. 주거정비지수제를 폐지하고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했으며 재개발 해제구역 가운데 노후지역을 다시 후보지로 검토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꿨다. 2종 7층 일반주거지역 규제 완화와 사업성 보정계수, 현황용적률 인정 등도 잇따라 도입했다.
 
이에 따라 2021~2025년 신규 정비구역 지정은 172곳으로 늘었다. 직전 5년인 2016~2020년 77곳과 비교하면 두 배를 웃돈다. 대규모 재개발이 어려운 저층주거지를 대상으로는 모아주택·모아타운을 도입해 소규모 정비와 기반시설 확충을 함께 지원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번 백서를 단순한 과거 정책 평가에 그치지 않고 향후 공급정책의 기준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정비구역 지정과 해제 등 정책 방향을 바꿀 때 장기적인 공급 영향과 주민 의사를 함께 검토하고 이미 마련한 공급 기반이 다시 흔들리지 않도록 사업 단계별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목표는 2031년까지 정비사업 등을 통해 31만가구를 착공하는 것이다. 구역 지정과 인허가 단축뿐 아니라 공사비 갈등과 이주, 착공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지연 요인을 관리해 계획된 물량을 실제 공급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본 보고서는 과거 사례를 정확한 통계와 근거로 조사하고 문서화·기록화 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다”라며 “시민들에게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을 정확히 알리고 서울시의 주택 공급 정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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