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6주기를 맞아 주요 경영진과 함께 고인을 추모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과 품질 중심의 경영 혁신으로 삼성의 글로벌 성장을 이끈 이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이 재조명되는 가운데, 삼성은 추모 음악회 등으로 고인의 업적과 유산을 기릴 예정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날 경기 수원 선영에서 오는 25일 이 선대회장의 6주기를 앞두고 추도식을 진행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이 회장은 오전 8시 40분께 선영에 도착했다. 고인의 묘소 앞에서 두 차례 절을 올리고 묵례한 뒤 술잔을 받아 묘소 주변에 술을 뿌리며 참배를 마쳤다.
오전 9시 38분께에는 전영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과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사장 등 현직 사장단 50여명이 선영을 방문했다. 오후에는 전직 경영진 100여명이 별도로 고인을 추모할 예정이다.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유족들도 참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과 사장단은 추도식을 마친 뒤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한다. 반도체 업황 개선에 따른 실적 회복에도 글로벌 통상 환경과 첨단 기술 경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향후 경영 방향에 관한 의견을 나눌 가능성이 있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대표적인 경영 성과는 반도체 사업이다. 국내 산업계가 핵심 전자부품을 해외에 의존하던 1974년 자금난을 겪던 한국반도체에 개인 재산을 투입하며 첨단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삼성은 1983년 이병철 창업회장의 도쿄선언 이후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본격 착수했다. 통상 18개월 이상 소요되던 생산시설 건설 기간을 6개월로 단축했고, 같은 해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해외 선도기업과의 기술 격차를 좁혔다.
이후 1992년 세계 최초로 64M D램을 개발한 데 이어 이듬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에 올랐다. 후발주자였던 삼성이 약 20년 만에 미국과 일본 기업들이 주도하던 시장의 선두로 올라섰다.
이 과정에서 이 선대회장은 경기 변동에 따른 투자 축소보다 생산능력과 기술 확보를 우선했다. 1980년대 경쟁업체들이 기존 설비를 확대할 때 대구경 웨이퍼 전환에 나섰고, 반도체 불황에도 신규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했다. 1990년대에는 8인치 웨이퍼 양산체제를 구축하며 생산 효율을 높였다.
이러한 투자 기조는 삼성의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형성하는 기반이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글로벌 D램 시장에서 39.4%,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29.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각각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은 오는 28일 경기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6주기 추모 음악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세계적인 연주자들의 공연이 마련되며 이 회장과 총수 일가, 주요 경영진 및 임직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음악회에 앞서 신임 임원과 우수 직원들을 격려하고 주요 경영진과 만찬을 가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추모 음악회에는 피아니스트 박재홍과 첼리스트 한재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등이 참여했다.
한편 이 선대회장은 1987년 이병철 창업회장의 별세로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취임했다.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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