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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사도 'AI·클라우드' 경쟁…에쓰오일, 삼성SDS 손잡고 IT 인프라 전면 재편

정보운 기자 2026-03-17 10:10:28
데이터센터 이전·통합 ITO 착수 정유업계 디지털 전환 경쟁 본격화
에쓰오일 이미지 [사진=에쓰오일]

[경제일보] 정유 산업이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운영 체계로 빠르게 전환되는 가운데 에쓰오일이 삼성SDS와 손잡고 정보기술(IT) 인프라 전면 재편에 나섰다. 전통적인 정유·석유화학 기업들도 공장 운영과 공급망 관리, 설비 유지보수까지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IT 경쟁력이 새로운 산업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7일 정유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최근 삼성SDS와 통합 IT 운영(ITO)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삼성SDS와 통합 ITO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3월부터 향후 3년간 삼성SDS가 에쓰오일의 통합 IT 운영 사업자로 역할을 수행한다.

에쓰오일은 최근 주요 IT 인프라를 삼성SDS 데이터센터로 이전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약 10년 만에 진행된 대규모 인프라 이전으로 시스템 안정성과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향후 클라우드 기반 IT 환경으로 전환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이번 사업을 통해 삼성SDS는 애플리케이션과 IT 인프라 운영을 비롯해 보안, IT 진단, 클라우드 전환 컨설팅 등 전반적인 IT 운영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단순 시스템 관리 수준을 넘어 데이터 기반 경영과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맡게 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정유사들의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정유 산업은 대표적인 장치 산업으로 대규모 설비와 복잡한 공정 운영이 핵심 경쟁력으로 꼽혀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설비 운영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공정 효율을 높이거나 설비 고장을 사전에 예측하는 '스마트 플랜트' 구축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 설비 관리와 데이터 분석 기술이 도입되면서 정유사들은 생산 공정 최적화와 비용 절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은 AI 기반 공정 최적화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해 생산 효율을 높이고 유지보수 비용을 줄이는 전략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들도 디지털 전환 투자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HD현대오일뱅크 등 주요 정유사들은 스마트 플랜트 구축과 데이터 기반 운영 시스템 도입을 추진하며 생산 공정의 디지털화를 확대하고 있다.

에쓰오일의 이번 IT 인프라 재편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기존 자체 운영 중심의 IT 시스템에서 벗어나 전문 IT 서비스 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클라우드 기반 운영 체계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라는 평가다.

또 다른 배경으로는 에너지 산업의 사업 환경 변화도 꼽힌다. 정유업은 국제유가 변동성과 친환경 규제 강화, 전기차 확산 등으로 산업 구조 변화 압박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석유 제품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석유화학과 친환경 에너지, 디지털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IT 인프라 고도화는 이러한 사업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데이터 기반 경영 체계를 구축하면 생산 공정뿐 아니라 물류와 공급망 관리, 판매 전략까지 통합적으로 최적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정유 산업에서 IT 경쟁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AI와 클라우드 기술이 생산 공정과 에너지 관리 시스템에 본격적으로 적용되면서 정유사들의 디지털 투자 경쟁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정유 산업은 전통적으로 대규모 설비 투자 중심 산업으로 분류돼 왔지만 최근에는 데이터와 IT 인프라가 생산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유사와 IT 기업 간 협력도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류열 에쓰오일 사장은 "이번 데이터센터 이전과 통합 ITO 사업 착수는 에쓰오일의 IT 인프라 운영 체계를 한 단계 고도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은 "에쓰오일과의 통합 ITO 사업을 통해 안정적인 IT 서비스 운영을 지원하는 한편 클라우드 기반 IT 환경 전환과 디지털 혁신을 적극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