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전쟁 끝 기대에 뉴욕증시 이틀째 상승…'가능성'에 베팅한 시장

한석진 기자 2026-04-02 08:07:15
트럼프 "2~3주 내 종료" 발언에 투자심리 회복 유가 하락 속 반도체 급등…변동성은 여전히 변수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제일보] 전쟁의 끝을 향한 신호가 시장을 먼저 움직였다. 중동 정세 완화 기대가 확산되자 뉴욕증시는 이틀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상승의 동력은 실물 변화보다 ‘가능성’에 가까웠다.
 

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224.23포인트 오른 46565.7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80포인트 상승한 6575.32, 나스닥 지수는 250.32포인트 오른 21840.95를 기록했다. 상승 폭 자체보다 시장 전반에 퍼진 투자 심리 회복이 더 주목됐다.
 

이번 랠리는 정치 발언에서 촉발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2~3주 내 군사작전 종료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긴장 완화 기대가 빠르게 확산됐다. 여기에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공개서한에서 대립의 비용을 강조하며 갈등 완화를 시사한 점이 맞물렸다.
 

시장은 이를 ‘전면 충돌 회피’ 신호로 해석했다. 실제 종전 여부와 무관하게, 확전 리스크가 낮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자산 가격에 반영됐다. 그 결과 위험자산 선호가 단기간에 되살아나는 양상이 나타났다.
 

업종별 흐름은 분명했다. 반도체와 빅테크가 상승을 주도했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종목군이 강하게 반응했다. 인텔의 대규모 지분 재매입 소식이 촉매로 작용하면서 마이크론, 웨스턴디지털 등 관련 종목이 동반 상승했다. 기술주 전반에서도 애플, 테슬라, 아마존이 상승 흐름을 보이며 지수 견인 역할을 했다.
 

반면 에너지 업종은 정반대 흐름을 보였다. 국제 유가가 하락하면서 관련 주식도 약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 가격이 하락하자 S&P500 에너지 업종 지수는 3.9% 떨어졌다. 유가 하락이 비용 부담 완화 기대로 이어지면서 항공주는 상승했다. 같은 시장 안에서도 ‘전쟁 기대감’이 업종별로 상반된 영향을 미친 셈이다.
 

개별 종목 변동성도 컸다. 나이키는 매출 감소 전망이 부각되며 급락했고, 제약바이오와 우주 산업 관련 종목은 각각 신약 승인과 기업공개 기대에 힘입어 상승했다. 시장이 거시 변수와 개별 재료를 동시에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현재 상승의 성격은 제한적이다. 시장은 전쟁 종식이라는 결과보다 ‘가능성’을 선반영하고 있다. 실제 군사 상황이나 외교 협상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경우, 되돌림이 나타날 여지도 남아 있다.
 

전문가들도 이 점에 무게를 둔다. 종전 기대가 투자 심리를 끌어올린 것은 맞지만, 확정된 합의나 공식 발표가 없는 상태에서는 변동성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정치 발언이 시장을 움직인 만큼, 후속 메시지에 따라 방향이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이제 시선은 다시 정치로 향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발언과 실제 군사·외교 움직임이 시장의 다음 경로를 결정할 변수로 떠올랐다. 기대가 현실로 이어질지, 아니면 일시적 반등에 그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