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AI가 만든 ESS 수요 폭발…LG,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정조준

정보운 기자 2026-04-02 16:08:36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ESS 핵심 인프라 부상 북미 생산·LFP 전략으로 공급망 주도권 확보 통합 솔루션·현지 생산으로 선제 대응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시스템통합(SI) 자회사 버테크를 찾아 ESS 배터리팩에 들어가는 파우치형 배터리셀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LG]

[경제일보] LG그룹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앞세워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전력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ESS가 핵심 인프라로 부상하자 배터리 기업 간 경쟁 축도 전기차에서 '데이터센터 전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2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위치한 LG에너지솔루션의 ESS 시스템통합(SI) 자회사 버테크를 방문해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구 회장은 "어떤 외부 환경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기반을 확보해야 한다"며 "ESS 배터리 하드웨어 공급을 넘어 통합 솔루션 역량을 높여 시장을 선도하는 지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데이터센터와 '피지컬 AI' 확산으로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단순 배터리 공급만으로는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증설이 이어지면서 전력 수급 안정성과 효율적 운영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ESS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ESS 사업을 배터리 중심에서 시스템통합과 운영 소프트웨어까지 포함한 '통합 전력 솔루션'으로 확대하고 있다. 배터리 제조 경쟁력에 더해 전력 운영·관리 역량을 결합해 고부가가치 영역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제품 포트폴리오도 변화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글로벌 ESS 시장에서 수요가 확대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도입하고 북미 생산 거점 5곳을 ESS 생산라인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북미에서 LFP 기반 ESS 배터리를 생산·공급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현지 공급망 경쟁력까지 확보하는 모습이다.

시장 성장성도 뚜렷하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글로벌 ESS 시장은 지난해 약 300기가와트시(GWh)에서 오는 2030년 750GWh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 확산과 재생에너지 확대가 맞물리며 중장기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구 회장은 미국 일정 이후 브라질로 이동해 LG전자 마나우스 생산법인과 현지 유통 매장을 점검하며 중남미 사업 전략도 함께 챙겼다. 브라질은 인구 약 2억1000만명 규모로 중남미 국내총생산(GDP)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이다. LG전자는 현지에 냉장고 신공장을 구축해 관세와 수입 규제에 대응하고 수요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LG가 ESS를 축으로 한 전력 인프라 사업과 신흥시장 확대 전략을 병행하며 '배터리→전력 인프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시대 전력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LG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를 겨냥한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