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가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노사정 대화를 재개했지만 실질적인 협상 진전 없이 향후 일정 조율에 집중하면서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나아가 인사·경영권 문제까지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단기간 내 타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사는 이날 오후 인천 송도사업장에서 고용노동부 중재 아래 노사정 협의를 진행했다. 그러나 이날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요구안에 대한 논의보다는 향후 교섭 일정 조율이 주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당국은 협상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는 촘촘한 일정으로 추가 교섭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번 만남은 지난 19일 노사정 협의가 별다른 성과 없이 종료된 이후그리고 20일 예정됐던 추가 협의가 무산된 뒤 처음으로 이뤄진 자리다. 노사는 각각 수정안을 제출했지만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상태다. 특히 임금 인상률과 성과급 규모를 둘러싼 입장 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다.
노조는 기본급 14.3% 인상과 함께 350만원 정액 인상, 임직원 1인당 3000만원의 타결금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영업이익의 20%를 초과이익성과급(OPI) 재원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회사 측은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경우 신입사원 기준 실질 임금 인상률이 20%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보고 있으며 6.2% 인상과 일시금 600만원 지급안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다.
양측의 간극은 단순한 임금 문제를 넘어 인사·징계 기준, 경영권 관련 요구까지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좁히기 어려운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갈등이 협상 장기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을 유보하고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노조는 이미 지난달 말 부분 파업과 이달 초 전면 파업을 진행했으며 현재는 연장 및 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준법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추가 파업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어 생산 차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법원은 회사 측이 제기한 간접강제 신청을 일부 인용하며 파업의 범위에도 일정 부분 제동을 걸었다. 인천지법은 노조가 쟁의행위 기간 중 일부 핵심 공정에 대해 작업 중단을 지시하거나 지침을 배포하지 못하도록 결정했다. 해당 공정은 ‘농축 및 버퍼 교환’, ‘원액 충전’, ‘버퍼 제조·공급’ 등 생산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하는 작업들이다.
다만 법원은 회사 측이 요구한 전면적인 제한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플라스크 배양, 배양기 배양, 회수, 크로마토그래피 등 주요 생산 공정 일부에 대해서는 노조의 쟁의행위를 제한하지 않았다. 이는 산업 현장의 생산 안정성과 노동권 보장 사이에서 균형을 고려한 판단으로 해석된다.
법원은 또한 향후 분쟁이 격화될 가능성을 언급하며 간접강제 조치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노조가 해당 결정을 위반할 경우 위반 행위 1회당 2000만원을 회사에 지급하도록 한 점도 주목된다. 다만 노조 측은 이번 결정이 기존 쟁의행위의 위법성을 인정한 것은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기업 경영과 노동권의 경계 설정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노사정 대화가 재개되긴 했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입장 차가 워낙 커 당분간 평행선을 달릴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법원이 전날 간접강제 신청을 인용했다”며 “해당 조치는 인용 시점 이후부터 적용되기 때문에 현재까지 위반 사례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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