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가전 시장 '글로벌 사우스'로 이동…LG전자, 인도서 성장 축 확보

정보운 기자 2026-04-03 17:08:24
생산·R&D·유통 현지화 전략 주효 소득 증가·보급률 확대 수혜
인도 HVAC 전시회에 참가한 LG전자 부스 모습이다. [사진=LG전자]

[경제일보] 글로벌 가전 시장 성장 축이 선진국에서 인도 등 '글로벌 사우스'로 이동하고 있다.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현지 완결형 전략을 앞세워 새로운 성장 기반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인도LG전자는 1분기 에어컨 판매량 100만대를 돌파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는 단순 판매 확대를 넘어 인도 내 브랜드 신뢰와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가전 시장 구조 변화와 맞물려 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은 보급률이 이미 높은 성숙 단계에 접어든 반면 인도와 동남아 등 신흥 시장은 소득 증가와 도시화, 기후 변화 영향으로 가전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는 인구 규모와 경제 성장률을 동시에 갖춘 시장으로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중장기 성장 거점으로 삼는 핵심 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에어컨 보급률이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향후 성장 여력이 크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현지 완결형 체제'가 지목된다. 생산과 연구개발(R&D), 판매, 서비스까지 전 밸류체인을 현지에 구축하며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인 전략이다. 이를 통해 LG전자는 현지 소비자의 구매력과 생활 환경을 반영한 전용 제품을 빠르게 출시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인도 맞춤형 '에센셜 시리즈'는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확보하며 시장 확장에 기여했다.

또한 인도 정부의 에너지 효율 기준에 맞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며 정책 변화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했다. 이는 단순 제품 경쟁을 넘어 규제 대응 역량이 시장 점유율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여준다. 유통 전략 역시 성과를 뒷받침했다. 전국 단위 유통망 확대와 프리미엄 브랜드 포지셔닝을 병행하며 중저가부터 고가 시장까지 폭넓게 공략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신흥 시장 공략의 전형적인 성공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단순 수출이 아닌 현지 생산과 제품 개발, 유통까지 통합한 '현지화 전략'이 시장 지배력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뿐 아니라 기후, 전력 환경, 소비 습관 등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제품 설계가 중요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도 표준 제품 중심에서 '지역 맞춤형 전략'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향후 전망도 긍정적이다. 인도 정부가 가전제품에 대한 상품서비스세(GST)를 인하하는 등 소비 진작 정책을 확대하면서 에어컨을 포함한 생활가전 수요가 추가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전력 인프라 확충과 도시 개발이 병행되면서 가전 보급 환경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특히 인도는 중산층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가처분소득이 확대되는 단계에 진입하면서 내구재 소비가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아직 에어컨 보급률이 선진국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도 향후 성장 여력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또한 기후 변화에 따른 폭염 빈도 증가와 평균 기온 상승이 맞물리면서 냉방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단순한 계절 수요를 넘어 필수 생활 인프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냉난방 공조(HVAC) 시장은 단기적인 경기 흐름과 관계없이 중장기 성장 산업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인도를 포함한 글로벌 사우스 지역이 향후 HVAC 시장 성장을 견인하는 핵심 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환율 변동과 원자재 가격, 현지 경쟁 심화 등은 변수로 남아 있다. 현지 기업과 글로벌 경쟁사 간 경쟁이 격화될 경우 가격 압박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도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사우스 시장이 가전 산업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기업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