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전북 지역 정치권이 다시 긴장 국면에 들어섰다. 김관영 전북지사를 둘러싼 현금 제공 의혹이 수사 단계로 진입하면서 사안이 단순 논란을 넘어 법적 판단 영역으로 옮겨가는 흐름이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6일 오전 전북도청 도지사실과 비서실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앞서 접수된 고발장을 토대로 사실관계 확인에 나선 뒤 물증 확보 단계로 전환한 것이다. 통상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압수수색은 혐의 입증 가능성을 일정 부분 확보했을 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수사가 속도를 내는 양상으로 읽힌다.
이번 의혹은 지난해 11월 전주 지역 식당에서 시작됐다. 김 지사가 기초의원과 청년 등 약 20명과 함께한 자리에서 ‘대리비 명목’으로 현금을 건넸다는 내용이다. 경찰은 당시 참석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며 현장 상황과 금전 제공 경위를 집중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핵심 쟁점은 해당 행위가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선거구민 또는 연고가 있는 단체 등에 금품을 제공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금액의 크기보다 제공의 목적과 방식이 판단 기준이 되는 만큼, ‘대리비 명목’이라는 설명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가 쟁점으로 떠오른다.
김 지사는 의혹이 제기된 직후 “술자리 이후 60여만원을 돌려받았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다만 경찰은 실제 금전 흐름과 반환 여부, 시점 등을 확인하기 위해 계좌 내역과 관련 자료 확보에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역시 이러한 흐름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치권 반응은 빠르게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사안의 파장을 고려해 긴급 윤리 감찰에 착수한 뒤 김 지사를 제명했다. 지방선거 이후 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제명된 사례는 드문 편으로, 당 내부에서도 사안의 중대성을 무겁게 본 결정으로 해석된다.
김 지사는 이에 반발해 법원에 제명 처분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7일 심리가 예정돼 있어 사법 판단 결과에 따라 정치적 입지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당적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다시 불거질 수 있고, 기각될 경우 정치적 고립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사건은 단순 개인 의혹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치적 행위 기준을 다시 점검하는 계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지방선거 이후 지역 기반 정치가 강화된 상황에서, 사적 모임과 공적 지위 사이의 경계가 어디까지 허용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향후 수사는 확보된 자료 분석과 김 지사 소환 조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은 물론, 정치권의 책임 공방도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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