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압구정5구역 시공사 선정 절차가 입찰 과정에서 발생한 DL이앤씨의 ‘무단 촬영’ 논란으로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압구정 재건축 구역 가운데 유일하게 경쟁입찰이 성사된 사업지였지만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며 일정에 제동이 걸다.
1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강남구청은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에 공문을 보내 불법 촬영 사건에 대한 유권해석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시공사 선정과 관련한 모든 절차를 멈추도록 통보했다. 행정기관이 공식적으로 입찰 절차 중단을 요구하면서 사업은 사실상 제동이 걸렸다.
이번 공문은 시공자 선정 입찰서 제출 및 개봉 과정에서 발생한 무단 촬영 행위와 관련해 조합이 요청한 유권해석에 따른 조치다. 강남구청은 해당 사안을 검토 중이며 조속한 시일 내 유권해석 결과를 회신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10일 마감된 입찰에는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참여해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하지만 마감 직후 DL이앤씨 측 관계자가 펜 형태의 카메라를 이용해 입찰 서류를 촬영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DL이앤씨는 사과 공문을 통해 수습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회사는 이번 사안을 개인 일탈로 규정하고 조직적 개입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다. 동시에 해당 직원을 즉시 업무에서 배제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은 해당 행위가 사전에 금지된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입찰 과정에서 촬영 금지 원칙이 반복적으로 안내됐음에도 이를 어겼고 경쟁사의 핵심 제안 내용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행위가 경쟁의 공정성을 훼손할 소지가 있다는 법률 검토 결과도 제시했으며 경찰에 DL이앤씨 관계자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강경한 대응 기조를 보이고 있다. 절차 중단으로 인한 사업 차질의 책임이 촬영 행위를 촉발한 DL이앤씨 측에 있다고 판단하고 향후 입찰 관련 모든 행정 절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요구했다. 사실상 책임 인정과 재발 방지 조치를 동시에 압박하는 형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입찰 무효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4지구 재개발 사업에서는 유사한 논란이 누적되면서 시공사 선정 입찰이 무효 처리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사업은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참여한 경쟁입찰이었지만 입찰 과정에서 조합원 대상 개별 홍보가 이뤄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서울시는 이를 시공사 선정 기준 위반으로 판단했고 성동구청에 점검 결과를 통보하면서 입찰 자체가 무효로 결론 났다.
이처럼 정비사업에서 공정성 훼손이나 절차 위반이 확인될 경우 실제로 입찰 무효까지 이어진 사례가 있는 만큼 압구정5구역 역시 유권해석 결과에 따라 사업 방향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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