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노보 노디스크, 2026년 1분기 매출 968억 크로네 달성...'위고비 필'의 압도적 시장 지배력

안서희 기자 2026-05-09 10:00:00
주사제 한계 넘은 알약 비만치료제, 위고비 필 3개월 만에 130만 처방 돌파 하반기 글로벌 출시 예고…유럽·아시아 확장 시 성장 가속 기대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경제일보] 글로벌 비만 및 당뇨 치료제 시장의 선두 주자인 노보 노디스크가 올해 1분기 기록적인 실적 성장을 달성했다. 이번 실적은 기존 주사제 중심의 비만 치료 시장이 경구용(알약) 제제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어 전 세계 제약 바이오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9일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에 따르면 노보 노디스크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고정환율(CER)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한 968억 덴마크 크로네(약 22조원)를 기록했다.

이번 매출 급증의 주요 요인 중 하나는 미국 정부의 약가 환불 정책에 따른 일회성 이익이다. 미국 정부는 과도하게 청구된 약가에 대해 '340B 대상 병원'을 대상으로 환불 절차를 진행 중이며 이 과정에서 노보 노디스크가 수령한 환입금 약 42억 달러(약 5조8000억원)가 실적에 반영됐다.

다만 이러한 일회성 요인을 제외한 순수 사업 실적을 분석해보면 제품군별 명암이 엇갈린다. 340B 환입금을 제외한 1분기 매출은 700억 크로네(약 16조원)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당뇨치료제 -11% △인슐린 -17% △희귀질환치료제 -2%를 기록하며 다소 부진했으나 비만치료제 부문은 22%의 고성장을 기록하며 기업 전체의 기초 체력을 견인했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는 지표는 지난 1월 5일 미국 시장에 전격 출시된 경구용 비만치료제 '위고비 필'의 성과다. 위고비 필은 출시 3개월 만에 글로벌 GLP-1(Glucagon-Like Peptide-1) 시장의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출시 첫 분기인 2026년 1분기에만 22억5600만 크로네(약 5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같은 기간 총 처방 건수는 약 130만건을 기록했으며 지난달 17일 기준 주간 처방 건수가 20만건을 돌파했다. 출시 후 현재까지의 누적 처방 건수는 200만건을 넘어섰으며 현재 약 100만명 이상의 환자가 위고비 필을 통해 비만 치료를 진행 중이다.

위고비 필의 이러한 확산 속도는 미국 내 GLP-1 계열 의약품 출시 사상 최고 수치다. 기존 주사제(SC) 방식이 가졌던 투약 편의성의 한계를 극복함과 동시에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를 유지한 것이 폭발적인 수요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지역별 실적을 살펴보면 최대 시장인 미국과 글로벌 시장의 양상이 다르게 나타났다. 1분기 미국 매출은 고정환율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다. 이는 미국 정부 및 보험사의 약가 인하 압박에 따른 '실현 가격(Realized Price)' 하락의 결과다. 그러나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위고비 제품군 전반의 판매량이 급격히 증가하며 수익 감소 폭을 상당 부분 상쇄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 증가했다. 이는 주로 주사제형 위고비의 공급망 안정과 판매량 증가에 기인한 것이다. 특히 위고비 필이 아직 미국 외 지역에서는 출시되지 않았음에도 거둔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확장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노보 노디스크는 올 하반기를 기점으로 위고비 필의 글로벌 출시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미국 이외 지역에서의 위고비 필 첫 출시는 2026년 하반기로 예정돼 있다. 유럽 및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의 승인 절차가 완료될 경우 매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