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배터리 업계가 부진을 겪고 있지만 리튬 확보 경쟁은 오히려 치열해지고 있다.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전력망용 배터리 수요가 빠르게 커지면서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이 생산능력보다 안정적인 원료 공급망 확보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ESS가 키우는 리튬 수요…배터리 3사도 확대 확인
전기차 캐즘은 배터리 업계 실적에도 반영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1220억원을 기록했고 삼성SDI도 2992억원 적자를 냈다. SK온 역시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사업 기준 441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하지만 ESS는 새로운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신재생에너지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 확대에 힘입어 ESS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1분기 ESS 매출 비중은 20%대로, 연말에는 30% 중반까지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ESS 생산 거점 5곳을 확보했다. 미국 테네시 공장의 일부 전기차 배터리 생산라인도 ESS용으로 전환하고 있다. 빠르게 증가하는 북미 ESS 수요에 대응하고 생산라인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다.
삼성SDI도 ESS를 전기차에 이은 핵심 성장축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는 전기차 대비 ESS 산업 성장률이 높아 관련 매출 비중이 커지는 추세라고 밝혔다. 특히 AI 산업 성장으로 데이터센터용 ESS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SS 확대는 리튬 수요와 직결된다. ESS 주력 제품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LFP와 삼원계 모두 리튬을 핵심 원료로 쓴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더라도 ESS 수요가 이를 일부 상쇄하면서 리튬 수요도 늘고 있다는 게 배터리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탈중국 공급망 경쟁…포스코 리튬 전략 부각
이런 흐름 속에서 호주 광산과 아르헨티나 염호를 기반으로 리튬 공급망을 직접 구축해온 포스코홀딩스의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유럽 공급망 규제로 탈중국 공급망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다.문제는 공급망이다. 한국 배터리 산업은 리튬수산화물과 전구체 등 핵심 소재의 중국 의존도가 높다. 미국 IRA 이후 중국 외 공급망 확보는 북미 시장 대응의 필수 조건이 됐다.
배터리 업체들도 공급망 다변화 필요성을 분명히 하고 있다. 삼성SDI는 미국과 유럽 모두 중국 부품과 소재 사용에 부정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어 중국 외 공급망 확보 중요성이 커졌다고 보고 있다.
SK온은 포스코아르헨티나와의 장기 리튬 공급 계약을 통해 원소재 수급 불확실성에 대응할 기반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리튬 가공 시장이 일부 국가 중심으로 형성된 만큼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은 배터리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라는 설명이다.
SK온은 포스코아르헨티나와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최대 2만5000톤 규모 리튬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아직 ESS 관련 매출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미국과 국내에서 ESS 수주를 확보하며 향후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 IRA와 유럽 등 각국의 역내 공급망 강화 기조에 대응하기 위해 호주·칠레·캐나다 등으로 원재료 조달처를 넓히고 있다.
포스코, 아르헨티나·호주 리튬 확장
포스코홀딩스는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를 기반으로 리튬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1단계 사업은 이미 상업 생산에 들어갔고 2단계는 2026년 10월 준공 예정이다. 지난 4월에는 캐나다 리튬사우스가 보유한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노스 염호 지분 100% 인수를 완료하며 추가 확장 기반도 마련했다.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리튬 등 이차전지소재 사업은 이미 철강과 함께 그룹의 핵심 사업 축”이라며 “리튬은 수익성과 전략적 중요성이 모두 높은 자원으로, 글로벌 자원안보 강화 흐름에 맞춰 선제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주 투자도 병행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올해 4월 호주 광산기업 미네랄리소스와 7억6500만달러 규모 리튬광산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4분기 합작법인 출범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사업을 포스코퓨처엠과 국내 배터리 업계의 공급망 경쟁력 강화로 연결한다는 구상이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포스코가 확보한 리튬 자원은 포스코퓨처엠뿐 아니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이 IRA와 유럽 규제에 대응하는 공급망 전략의 핵심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SS 수요 확대는 포스코 리튬 사업 실적에도 일부 반영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ESS 시장 확대에 따라 원재료 실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포스코아르헨티나가 지난 3월 첫 월 흑자를 기록하는 등 리튬 사업의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리튬 사업이 곧바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이르다. 리튬 가격 변동성이 크고 신규 생산설비 안정화와 투자비 회수에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배터리 산업의 성장축이 전기차에서 ESS와 전력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배터리 3사도 ESS 수요 확대와 핵심광물 공급망 중요성을 확인하고 있다.
전기차 캐즘 속에서도 리튬 확보 경쟁이 이어지는 이유다. AI 데이터센터와 전력망 투자 확대가 배터리 산업의 판을 바꾸는 가운데, 포스코홀딩스의 리튬 밸류체인은 국내 배터리 공급망 재편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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