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MSD 변수 넘은 한미약품…기술수출 기대감 여전

안서희 기자 2026-05-19 09:12:42
근육증가제·삼중작용제 등 핵심 파이프라인 주목 연내 기술이전 가이던스 유효…하반기 성과 가능성
한미약품 R&D센터 전경.[사진=한미약품]

[경제일보] 한미약품이 다시 국내 제약·바이오 시장의 중심에 서고 있다. 지난 5월 유럽간학회(EASL)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다소 보수적인 시각이 우세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이 유럽간학회서 글로벌 제약사 MSD가 MASH(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임상 2상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으면서 기대감이 한풀 꺾였다. 이에 일부 증권가는 한미약품을 바이오 업종 최선호주(Top Pick)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예상보다 차분했다. 오히려 업계에서는 “MSD가 최적의 임상 전략을 다시 설계하고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통상 글로벌 빅파마는 대규모 후기 임상으로 넘어가기 전 데이터 분석과 환자군 재설정을 반복한다. 이 과정에서 예상보다 우수한 효능이나 차별화 전략이 도출될 경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서프라이즈’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글로벌 MASH 치료제 시장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순 효능보다 안전성, 투약 편의성, 병용 가능성 등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한미약품이 제시했던 “연내 1건 이상의 기술이전” 가이던스가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다. 상반기 내 가시적 성과가 없었다고 해서 기대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오히려 글로벌 제약사들의 라이선스 인(License-in) 수요가 하반기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연말로 갈수록 한미약품의 가치가 재평가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재 가장 주목받는 후보는 근육증가제 ‘HM1732’다. 이 파이프라인은 현재 임상 1상 단계에 있지만 고령화와 비만 치료제 확산이라는 거대한 시장 흐름과 맞물려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GLP-1 계열 비만 치료제 사용 이후 나타나는 근손실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근육증가 치료제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 일라이 릴리와 노보노디스크 등 글로벌 기업들이 관련 기술 탐색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상황에서 한미약품 역시 잠재적 기술수출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삼중작용제 ‘HM15275’ 역시 핵심 파이프라인으로 꼽힌다. 현재 임상 2상이 진행 중인 이 후보물질은 비만과 대사질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다. 최근 글로벌 시장은 단일 기전보다 복합 기전 치료제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혈당 조절은 물론 체중 감소와 지방간 개선까지 동시에 겨냥하는 전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한미약품이 축적해온 장기지속형 플랫폼 기술과 대사질환 연구 역량이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본다.
 
희귀질환 분야에서도 기대감은 이어진다. 선천성고인슐린혈증 치료제 ‘에페거글루카곤’은 현재 임상 2상 단계다. 선천성고인슐린혈증은 환자 수가 적지만 치료 옵션이 제한적인 희귀질환으로 꼽힌다. 희귀질환 치료제는 임상 성공 시 상대적으로 높은 약가와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이 희귀질환 포트폴리오 확대에 적극적인 만큼 기술이전 가능성도 꾸준히 거론된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의 핵심 경쟁력이 ‘지속적인 파이프라인 생산 능력’에 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국내 제약사 가운데 드물게 다수의 혁신 신약 후보를 동시에 개발하고 있으며 글로벌 시장 변화에 맞춰 전략 수정도 빠르다"며 "단기적으로는 EASL 변수와 기술이전 시점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다시 Top Pick 후보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