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업계에 따르면 5대은행의 올해 1분기 외환관련 손익은 235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외환거래이익이 8조7614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735억원) 대비 152.2% 급증했으나 외환거래손실도 8조9965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7058억원) 대비 142.8% 늘어나면서 손실 폭이 더 컸다.
은행별로는 신한·국민·우리은행이 적자를 기록한 반면 하나·농협은행은 흑자를 달성했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외환관련 손익은 1971억원 적자로 5대은행 중 가장 많은 손실을 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외환관련 손익은 951억원 적자, 국민은행은 681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외환관련 손익은 1012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외환거래 규모가 큰 은행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하나은행의 외환거래이익은 2조5347억원, 외환거래손실은 2조4335억원으로 집계됐다. 외환거래 손익 규모가 모두 큰 상황에서도 이익이 손실을 웃돌면서 흑자를 냈다.
같은 기간 농협은행의 올해 1분기 외환관련 손익도 239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농협은행은 하나은행에 비해 흑자 규모는 작지만 5대 은행 중 두 번째로 외환관련 손익 흑자를 달성했다.
5대은행의 지난해 외환관련 손익은 1조446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해 1분기 2323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나 모든 은행이 연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에도 5대 은행 전체 외환관련 손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의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올해는 고환율 기조와 환율 변동성이 이어지는 만큼 은행별 외환 전략의 중요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원·달러 환율은 올해 들어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연초 1450원 안팎이던 원·달러 환율은 1분기 이후 1500원대를 넘나들었고 최근에는 1500원대 중반까지 올라섰다.
환율 상승 배경으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우려 △글로벌 달러 강세 △엔화 약세 동조화 △외국인 국내 주식 이탈 △내국인의 해외투자 확대 등이 거론된다. 경상수지 흑자에도 금융계정을 통한 자본 유출 압력이 커지면서 원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환율은 은행의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외화대출과 해외 자산은 원화로 환산해 자산 규모를 산정하기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같은 달러 표시 자산이라도 원화 기준 익스포저가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RWA가 늘면 보통주자본비율(CET1) 관리 부담도 커질 수 있다. 은행권 입장에서는 외환관련 손익뿐 아니라 외화자산 관리와 자본비율 방어도 영향을 받는 셈이다.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당분간 높은 수준을 이어갈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나증권은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이 미 달러 강세를 반영해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민간 해외자산 축적이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하반기 물가 안정과 연준 긴축 우려 완화에 따라 환율이 점진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단기적으로는 연준 긴축 우려에 따른 달러 강세 압력을 경계해야 하지만 물가 안정 신호가 확인될 경우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인 하락세를 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의 구조적 상향이동 가능성 평가' 보고서를 통해 원·달러 환율의 평균 수준이 구조적으로 상향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 4월 기준 이미 환율 상승 압력이 높아진 국면으로 해당 기조가 10개월 간 지속될 것으로 추정했다.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추가 충격이 없는 한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내 과거 수준으로 복귀하기보다 현재 수준 부근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며 "국내 금융사가 고환율 지속에 따른 수익성 및 자본적정성 영향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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