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압구정3구역 홍보관에 마련된 배송 로봇과 순찰 로봇 [사진=우용하 기자]
[경제일보] 건설사들이 인공지능(AI)과 로보틱스 기술을 앞세워 미래 주거 시장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홈 기능 중심이던 기술 적용이 자율주행 로봇과 AI 운영 시스템, 원격 시공 기술까지 확대되면서 경쟁 기준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과거 브랜드와 입지 경쟁이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생활 편의성과 현장 자동화 수준까지 비교 대상에 포함되는 분위기다.
2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과 신규 주택 사업에서 AI와 로봇 기술을 핵심 경쟁 요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단지 내 생활 편의 서비스뿐 아니라 시공 효율과 안전관리까지 기술 적용 범위도 넓어지는 중이다.
가장 적극적인 곳 가운데 하나는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압구정3구역 홍보관에서 현대자동차그룹 로보틱스 기술을 접목한 미래형 주거 모델을 공개했다. 수요응답교통(DRT) 기반 무인 셔틀과 주차·배송 로봇을 활용해 단지 내 이동과 생활 서비스를 자동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단지 순찰과 화재 대응 기능을 수행하는 안전 로봇도 함께 제시했다.
GS건설과 삼성물산 건설부문 역시 AI 기반 주거 플랫폼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GS건설은 LG전자 HS로보틱스연구소와 협업해 자이(Xi) 단지에 AI 홈 로봇 서비스 도입을 추진 중이다. 단지 설계 단계부터 로봇 이동 동선과 충전 공간, 엘리베이터 연동 시스템 등을 반영해 로봇 친화형 단지 구축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삼성물산은 자체 플랫폼 ‘홈닉(HomeNIC)’을 중심으로 생활형 AI 서비스를 확대했다. 일부 래미안 단지에는 자율주행 배달 로봇과 AI 주차 시스템도 도입했다. 차량 입출차와 단지 동선을 자동으로 관리해 입주민 편의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생활 서비스 경쟁은 실제 시공 현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 현장의 고령화와 인력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현장 자동화 기술 역시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공정에 적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현대건설은 타워크레인 원격 조종 시스템을 적용해 작업자가 지상에서 장비를 조종할 수 있도록 했다. 고소 작업 위험을 줄이면서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한 시도다. 삼성물산은 천장 드릴링과 용접 등 고위험 공정에 시공 로봇을 투입하고 있으며 현장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하는 AI 에이전트 시스템도 구축하고 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스마트 자재 운반 로봇도 공동 개발했다. 로봇이 스스로 엘리베이터를 호출하고 층간 이동을 하며 자재를 운반하는 방식이다. 반복 작업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공정 효율과 안전성 개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자율주행 청소·검사 로봇을 활용한 준공 전 하자 점검 시스템을 운영 중이며 SK에코플랜트는 AI 기반 건설 폐기물 관리 시스템 ‘웨이블(Wayble)’을 구축했다. 현장에서도 반복 작업과 위험 공정을 줄이기 위한 기술 적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모습이다.
물론 해결 과제도 남아 있다. 자율주행 로봇 사고 발생 시 책임 범위와 안전 기준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 데다 전용 이동 동선과 통합 관제 체계 구축 비용도 부담이기 때문이다. 초기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운영 비용이 분양가와 관리비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관련 제도 정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회에서는 AI와 첨단 모빌리티 기술을 건축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혁신기술 융복합 건축물 조성 지원법’ 제정안이 발의됐다. 규제 특례와 인허가 간소화가 본격화될 경우 AI·로봇 기반 주거 서비스 상용화 속도도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홈 수준에 머물렀던 기술 경쟁이 이제는 생활 서비스와 시공 현장 전반으로 확대되는 흐름이다”라며 “앞으로는 브랜드와 함께 실제 기술 운영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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