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6·3 승부처 전북] '민주당 내전' 이원택 vs 김관영…막판 초접전

송정훈ㆍ한석진ㆍ이창원ㆍ김아령ㆍ안서희ㆍ우용하ㆍ정보운 [지방선거 특별취재팀] 2026-05-24 07:00:00
최신 여론조사 김관영 42.1%·이원택 40.5%…민주당 텃밭 전북도 '안갯속' 이원택 민주당 조직력 총력전…김관영 현직 성과·인물론으로 맞불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6·3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선거가 이원택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관영 무소속 후보의 정면승부로 달아오르고 있다. 전북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강세 지역이지만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당 구도로만 설명되지 않는다. 민주당 공천장을 받은 이 후보는 ‘집권여당 후보론’과 민주당 조직력을 앞세우고 있다. 반면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현직 김 후보는 ‘도정 연속성’과 인물론으로 맞서고 있다. 이번 선거가 민주당계 내전으로 규정되는 이유다.
 
최근 여론 흐름, 김관영·이원택 오차범위 내 ‘초접전’

최근 판세의 가장 큰 특징은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던 전북에서도 승부를 예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새전북신문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5월 16~17일 전북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김관영 후보는 42.1%, 이원택 후보는 40.5%를 기록했다. 두 후보 간 격차는 1.6%포인트로, 표본오차인 95% 신뢰수준 ±3.1%포인트 안에 있는 오차범위 내 접전이다. 조사는 무선 가상번호 ARS 100%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8.5%였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흐름도 심상치 않다. 같은 새전북신문·한길리서치가 김 후보의 공식 출마 선언 이전인 4월 30일~5월 1일 전북도민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원택 후보 39.6%, 김관영 후보 36.6%였다. 당시에도 오차범위 안 접전이었지만, 5월 중순 조사에서는 김 후보가 이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민주당 후보가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기존 전북 선거 양상과는 다른 흐름이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전북 선거를 두고 “민주당 지지 기반은 여전히 강하지만, 현직 지사 개인 지지율이 민주당 조직표 일부를 잠식하고 있다”고 본다. 이 후보가 민주당 후보라는 강점을 실제 투표장까지 연결할 수 있느냐, 김 후보가 무소속 한계를 넘어 인물론을 조직표로 전환할 수 있느냐가 남은 선거의 핵심 변수다.
 
이원택, 민주당 조직력·집권여당 후보론으로 반격

이 후보의 유세 전략은 분명하다. 최우선이 ‘민주당 본진 회복’이다. 전북에서 민주당 간판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정치 자산이다. 그러나 김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한 뒤에도 일정한 지지세를 유지하면서 이 후보는 민주당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켜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 후보가 선거 막판 중앙당 지도부와 중진 인사의 지원을 적극 끌어들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후보 측은 이번 선거를 단순한 도지사 개인 경쟁이 아니라 ‘새 정부와 전북 발전을 연결하는 선거’로 규정하고 있다. 집권여당 후보가 되어야 새만금, 교통망, 산업단지, 국가예산 확보에서 중앙정부와 국회를 움직일 수 있다는 논리다. 이 후보는 전북의 ‘내발적 발전’을 강조하며 전북 내부 경제 생태계를 키우는 성장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 후보는 각종 인터뷰에서도 “과거 전북의 기업 유치·투자 유치 전략이 제한적이었다”며 “전북 내부 경제 생태계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책적으로는 교통·산업·청년을 묶은 실행형 공약을 부각하고 있다. 이 후보는 △전라선 수서행 KTX 신설 △전주역 주차난 해소 △익산역 광역환승센터 건립 △정읍역 추가 정차 등 교통망 개선과 함께 ‘내발적 발전’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또 청년 주거 부담 완화, 소상공인 지원, 메가펀드 조성 등을 통해 전북 산업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 후보의 공세축은 김 후보의 도덕성 논란과 현직 성과 검증이다. 그는 김 후보의 이른바 ‘대리비 지급’ 논란을 강하게 문제 삼고 있다. 이 후보가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의 대리비 지급 논란을 두고 “시·도 의원이라면 구속됐을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했다.
 
결국 이 후보의 전략은 ‘정당 정통성’과 ‘현직 검증론’의 결합이다. 민주당 지지층에게는 “무소속 현직보다 집권여당 후보가 전북 발전에 유리하다”고 호소하고, 중도층에게는 “전북 도정의 성과와 도덕성을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관영, 현직 성과·도민 선택론으로 무소속 한계 돌파
 
김 후보의 유세 전략은 ‘당보다 인물’이다. 그는 민주당 제명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와 오차범위 안 접전을 벌이며 전북 선거판을 흔들고 있다. 한국경제는 민주당이 김 후보의 무소속 출마에 강경 대응했음에도 김 후보가 이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김 후보가 내세우는 핵심 메시지는 ‘중단 없는 도정’이다. 민선 8기 동안 추진해온 새만금 개발, 기업 유치, 전북특별자치도 안착, 미래산업 기반 조성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후보가 “중단 없는 도정 완성”과 성과·안정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후보와 김 후보의 대결이 ‘도정 교체냐, 연속성이냐’의 공약 경쟁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의 정책 노선은 현직형이다. △RE100 산업단지 △AI 데이터센터 △방산 혁신클러스터 △피지컬AI 산업 △전주 하계올림픽 유치 △금융중심지 지정 등 이미 추진하거나 구상해온 대형 프로젝트를 전면에 놓고 있다.
 
김 후보는 민주당 공천 과정과 제명 결정에 대한 반발 여론도 끌어안으려 한다. 실제 김 후보가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를 결심했고, 지지자들이 출마를 촉구하는 흐름 속에서 선거판이 재편됐다. 김 후보는 이를 ‘당 지도부의 결정’과 ‘도민의 선택’이 맞서는 구도로 만들려 한다는 게 지역 정가의 관측이다.
 
다만 무소속 후보의 한계도 분명하다. 전북은 여전히 민주당 정당 지지세가 압도적인 지역이다. 김 후보가 이기려면 개인 경쟁력을 넘어 실제 투표장에서 작동할 시군별 조직력과 자발적 지지층을 만들어야 한다. 무소속 돌풍이 여론조사 수치에 머물지, 실제 투표율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막판 승부처는 민주당 조직표·현직 평가·새만금
 
전북지사 선거의 막판 1순위 승부처는 민주당 조직표다. 이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을 다시 결집시키면 전통적 전북 선거 구도는 빠르게 복원될 수 있다. 반대로 김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 일부와 무당층, 현직 성과 지지층을 계속 묶어두면 선거는 끝까지 초접전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정당 지지도와 후보 지지율이 다르게 움직이는 지금의 흐름은 전북 선거의 가장 큰 변수로 정치권에선 꼽는다.
 
현직 도정 평가도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김 후보는 새만금과 기업 유치, 특별자치도 성과를 앞세운다. 이 후보는 기업 유치 협약이 실제 투자로 얼마나 이어졌는지 따지며 김 후보의 성과를 ‘전시성 행사’로 비판하고 있다. 첫 TV토론에서 이 후보가 김 후보 임기 중 기업 유치 협약식들이 실제 투자로 이어진 사례가 많지 않다고 공격했고, 김 후보가 이에 맞서며 난타전이 벌어졌다.
 
새만금과 미래산업도 승부의 주요 지점이다. 전북 경제의 핵심 과제는 결국 새만금, 교통망, 기업 유치, 청년 정착이다. 이 후보는 중앙정부와 민주당의 지원을 끌어와 새 성장 전략을 만들겠다고 한다. 김 후보는 현직으로 닦아놓은 도정의 연속성이 끊기면 전북 대도약의 시간이 늦어진다고 맞선다. 유권자가 따질 것은 정당명만이 아니다. 누가 더 빠르게 기업을 유치하고, 누가 더 현실적인 재원을 만들며, 누가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전북을 만들 수 있느냐다.
 
이번 선거의 마지막 변수는 투표율이다. 여론조사기관 관계자는 “민주당 조직표가 결집하면 이 후보에게 유리할 수 있다”며 “반대로 김 후보 지지층이 ‘당 보다 인물’이라는 흐름으로 투표장에 나서면 무소속 현직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북 선거가 박빙으로 갈수록 부동층의 규모보다 실제 투표장에 나오는 유권자의 성격이 더 중요해진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