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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네팔 대홍수 사망 800명 넘어…'터널 속 350명' 구조 초읽기

선재관 기자 2026-08-31 07:41:41

네팔·중국 실종자 3000명 넘어…트리슐리 수력발전소 터널 구조대 진입로 확보

한국인 9명 수색 헬기 운항은 무산…네팔 "안전 문제로 외국 구조지원 제한"

지난 28일(현지시간) 네팔 중부 바그마티주 라수와의 한 수력발전소 터널에서 네팔군 구조대가 생존자를 구출하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경제일보] 네팔과 중국 국경을 강타한 대홍수로 양국에서 확인된 사망자가 800명을 넘어선 가운데, 네팔 당국이 수력발전소 터널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작업자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트리슐리 수력발전소 현장에서 구조대가 터널 입구까지 접근하면서 실종자 생존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첫 돌파구가 마련됐다. 다만 추가 폭우와 강 수위 상승으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면서 구조 작업은 여전히 긴박한 상황이다.

로이터와 AP통신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기준 네팔에서는 최소 788명이 숨지고 2502명이 실종됐다. 중국 시짱(티베트) 지역에서도 16명이 사망하고 546명이 실종돼 양국 합계 사망자는 최소 804명, 실종자는 3048명으로 집계됐다. 다만 각국의 집계 시점과 방식에 차이가 있어 숫자는 계속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시급한 구조 현장은 네팔 라수와 일대 수력발전소들이다. 당국은 트리슐리 발전소를 포함한 여러 현장에서 수백명의 작업자가 실종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어퍼 트리슐리 복합단지에서는 약 350명이 터널에 갇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리슐리 3A 터널의 실제 고립 인원은 현장 정보가 엇갈려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중국 티베트 수색 구조작업[사진=CNS/AFP 연합뉴스]

네팔군과 구조대는 중장비를 투입해 토사와 잔해를 제거하고 터널 진입로를 확보했다. 구조대는 이후 산소 장비와 카메라를 갖춘 인력을 터널 안으로 투입해 생존자 위치와 상태를 확인할 계획이다. 주요 작업 공간은 터널 입구에서 약 180m 안쪽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현지 관계자는 내부에 상당량의 잔해가 남아 있어 구조가 매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한국인 실종자 9명 수색도 난항을 겪고 있다. 이들은 두산에너빌리티 직원 6명과 한국남동발전 직원 3명으로, 라수와 지역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서 근무하다 연락이 끊겼다. 별도로 고립됐던 두산에너빌리티 한국인 10명은 안전지대로 이동한 상태다.

한국 정부 합동 신속대응팀과 두산에너빌리티는 각각 헬기 한 대를 투입해 실종자 수색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네팔 당국의 운항 허가를 받지 못하면서 30일 수색이 취소됐다. 네팔은 험준한 계곡과 추가 홍수 위험 등을 이유로 외국 헬기 운항을 제한하고 있다. 앞서 29일에는 한국 측 헬기가 현장 인근까지 두 차례 접근했지만 착륙에는 실패했고 항공촬영을 통한 수색만 진행됐다.

네팔 정부는 당초 외국 구조팀의 직접 투입에는 소극적이었지만, 터널 구조와 DNA 검사 등 특정 전문 분야에서는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인도와 중국은 터널 구조 전문인력을 파견했고 한국 측 전문가들도 현장 접근을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추가 홍수다. 트리슐리강 수위가 다시 상승하면서 구조대가 일시적으로 고지대로 이동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홍수 과정에서 만들어진 자연댐과 산사태가 새로운 범람을 일으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는 기존 자연댐 호수 인근에서 추가 산사태가 발생해 새로운 물막이가 형성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재난은 단순한 집중호우를 넘어 빙하 붕괴와 산사태가 결합한 대형 재해로 분석되고 있다. 로이터는 빙하와 암석이 계곡으로 쏟아지면서 물과 토사가 급격히 하류로 밀려난 것으로 분석했으며,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히말라야 고산지대의 불안정성도 주목하고 있다.

현재 구조 작업의 최대 고비는 터널 안에 실제 생존자가 있는지, 있다면 얼마나 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동시에 한국인 9명의 위치를 특정하기 위한 항공·지상 수색을 얼마나 신속하게 재개하느냐도 관건이다. 추가 폭우가 이어지는 만큼 구조 속도와 함께 구조대 자체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도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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