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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상각채권 시효연장 관행 손본다…대손인정 요건 강화

방예준 기자 2026-06-10 14:53:08
연체채권 소멸 시효 완성해야 대손인정 적용…7월 개정·9월 시행 추진
서울 종로구 소재 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경제일보] 금융당국이 금융회사가 개인 연체채권을 손실로 인정받아 세제혜택을 받은 뒤에도 소멸시효를 연장하며 회수를 지속하던 관행을 개선한다. 앞으로 금융회사는 상각한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의 소멸시효가 처음 도래할 때 시효를 완성하는 조건으로 대손인정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금융위원회는 위 내용을 담은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 2월 '포용적 금융 대전환' 제2차 회의에서 발표한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의 후속조치로 마련됐다.

현행 세법은 못 받게 된 채권에 대한 세제혜택인 대손인정을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등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확정된 시점에 부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일반 기업의 외상값이나 어음·수표 등도 소멸시효가 완성돼야 법인세 납부 의무가 면제된다.

다만 금융사는 예외적으로 연체채권을 추정손실로 분류한 뒤 금융감독원에 대손인정을 신청해 승인을 받으면 시효 완성 전에도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통상 연체 최소 6개월 이후 추정손실로 분류하면 대손인정 신청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금융회사가 이미 세법상 손실로 인정받은 상각채권에 대해 소멸시효를 계속 연장하며 장기간 빚 독촉과 회수를 시도하는 관행이 문제로 지적됐다. 세제혜택을 받은 뒤에도 회수를 계속할 수 있어 금융회사가 시효를 완성할 유인이 크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개정안은 최초 소멸시효가 도래할 때 연체채권의 소멸시효를 완성하는 조건으로 대손인정을 부여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금융회사의 반복적·기계적 시효연장 관행을 막고 연체채권의 적극적인 정리를 유도한다는 취지다.

적용 대상은 은행·보험의 경우 5000만원 이하 개인 무담보 연체채권, 저축은행과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은 3000만원 이하 연체채권이다. 금융위는 운영 경과를 살펴보며 적용 대상을 추후 점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예외적으로 소멸시효 연장이 허용되는 경우도 둔다. 채무자의 은닉재산이 발견되거나 파산·회생절차 등 법률상 불가피하게 시효가 중단되는 경우, 신용회복위원회나 금융회사 자체 채무조정을 이행 중인 경우에는 대손인정 이후에도 시효 연장을 허용한다.

시효완성을 조건으로 대손인정을 받은 채권을 매각할 때는 매각계약서에 소멸시효 완성 예정일과 시효완성 의무를 명시해야 한다. 금융위는 양수인이 의무를 이행했는지도 점검·보고하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다음달 중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도 개정한다.

금융위는 금융회사별 채무조정 실적과 채권매각 주요 내용, 시효완성 실적에 대한 보고·공시시스템도 마련한다. 업계 협의를 거쳐 보고 양식과 공시 표준안을 마련하고 올해 상반기 실적부터 공시할 예정이다.

채권의 반복적 매각에 따른 채무자 불이익을 막기 위한 조치도 추진된다. 금융위는 다음달 중 '채권추심 및 대출채권 매각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양수인의 불법추심과 시효완성 의무 이행 여부에 대한 점검 및 감독당국 보고 의무를 부여한다. 재매각 시 승계되는 채무자 보호조건도 매각계약서에 명시하도록 할 방침이다.

신복위 신속 채무조정 이행 중인 채권의 매각을 제한하는 '개인채무자보호법 감독규정' 개정안도 다음달 중 시행될 예정이다. 추심 강화와 신용평점 하락 등 반복 매각으로 인한 채무자 불이익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소멸시효 관리와 관련해서는 업권별 '소멸시효 관리 모범규준'을 오는 8월 중 개정한다. 금융회사가 내부기준에 따라 시효 연장 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시효를 완성하기로 한 경우 채무자에게 시효완성 사실을 통지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다. 시효를 연장하는 경우에도 3년이 지나면 재심사 절차를 두기로 했다.

금융위는 '금융기관채권대손인정업무세칙' 개정 절차를 거쳐 다음달 중 개정을 완료하고 오는 9월 시행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인 연체채권 관리 강화방안 중 다른 조치들도 조속히 추진해 정책 효과를 조기에 시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