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협상이 최종 조율 단계에 들어섰다고 밝히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즉각 반응했다.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대이란 해상봉쇄 해제 가능성이 거론되자 유가는 하락했고 미국 증시는 지정학 리스크 완화 기대에 큰 폭으로 반등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우리는 방금 이란과의 전쟁에 관한 훌륭한 합의를 했다”며 “문서 최종 조율 단계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서명식이 이르면 이번 주말 유럽에서 열릴 수 있으며 JD 밴스 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합의 문서에 서명하는 즉시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되고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도 해제될 것이라고도 했다.
핵심은 이란 핵 문제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이란이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라며 이번 협상의 궁극적 목적이 이란의 핵무장 차단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앞서 예정했던 이란 추가 공습을 취소했다고 밝히며 협상이 이란 최고 지도부까지 전달돼 승인받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나 이란의 반응은 미국 측 발표와 온도차가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합의안 서명과 관련해 아직 아무것도 마무리되지 않았으며 서명 시간과 장소에 대한 보도는 추측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합의안의 큰 부분이 정리됐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미국이 협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입장을 바꿨다고 지적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를 중동 확전 리스크가 정점을 지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였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날 다우지수는 1.86%, S&P500지수는 1.75%, 나스닥지수는 2.54% 상승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취소하고 종전 합의 가능성을 밝히자 위험자산 선호가 되살아난 것이다.
유가도 빠르게 반응했다. 브렌트유는 2.9% 하락한 배럴당 90.38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6% 내린 87.71달러에 마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석유·가스 물동량의 핵심 통로인 만큼 개방 기대만으로도 공급 차질 프리미엄이 일부 걷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협상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정치·경제적 의미가 크다.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 국제유가 상승과 미국 내 휘발유 가격 부담이 커지고 이는 물가와 소비심리에 직접 영향을 준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정상화되면 에너지 가격 안정과 증시 반등을 통해 경제 성과를 부각할 수 있다.
관건은 합의문 세부 내용이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제한, 고농축 우라늄 처리, 호르무즈 통항 보장, 미국의 해상봉쇄 해제, 제재 완화 범위가 어떻게 문서에 담기느냐에 따라 시장의 평가는 달라질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처럼 ‘종전 합의’로 이어질지 이란의 신중론처럼 막판 문구 조율에서 다시 흔들릴지는 아직 단정하기 어렵다.
미국 증시에도 변수는 남아 있다. 합의가 실제 서명으로 이어지면 에너지 가격 안정과 인플레이션 완화 기대가 커지며 기술주와 소비주 중심의 반등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이란이 최종 서명을 미루거나 핵심 조항에서 이견이 드러날 경우 유가와 방산주, 안전자산이 다시 출렁일 가능성이 있다. 이번 주말 서명 여부가 중동 정세와 글로벌 금융시장의 다음 방향을 가를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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