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청래·김민석, 워크숍서 맞붙은 '원팀론' VS '대통령 중심론'…민주당 전대 전초전 막 올랐다

송정훈 기자 2026-06-21 17:13:32
鄭 "민심이 천심·당정청 원팀" 연임 안정론 부각 金 "대통령 흔들리면 안 돼·단단한 민주당" 재정비론 맞불 지선 승리 평가 놓고도 온도차…8·17 전대 앞두고 주류 경쟁 본격화
[사진=AI 생성 이미지]

[경제일보] 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단체장 당선자 워크숍이 차기 당권 경쟁의 전초전으로 변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가 21일 같은 무대에 올라 이재명 정부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한목소리로 말했지만 메시지의 결은 뚜렷하게 달랐다. 정 대표는 ‘당정청 원팀’과 민심을 앞세웠고, 김 총리는 ‘대통령 중심’과 강한 민주당 재건을 강조했다. 겉으로는 축사였지만 내용상으로는 8·17 전당대회를 겨냥한 노선 경쟁이었다는 게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정 대표의 키워드는 안정이었다. 그는 “우리의 목표는 하나”라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어 “당정청이 원팀으로 똘똘 뭉쳐 남은 민생·개혁 과제들을 완수하겠다”고 했다. 현 지도부가 지방선거 승리를 이끌었고 이제는 정부와 보조를 맞춰 국정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논리다. 사실상 연임 도전을 앞둔 대표가 당내에 던진 메시지는 분명했다. ‘지금은 지도부 교체보다 안정적 연속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동시에 몸을 낮췄다. “민심이 천심이고 국민은 언제나 옳다”고 했다. 민주당이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다수 지역을 가져왔지만 서울시장 선거 등 핵심 승부처에서 아쉬움을 남긴 만큼, 승리에 취하기보다 민심의 경고를 읽어야 한다는 태도다. 이는 연임론의 약점을 의식한 발언으로도 읽힌다. 지방선거 전체 판세에선 이겼지만 수도권 핵심 지역과 일부 재보궐 패배는 정 대표 리더십에 대한 평가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반면 김 총리의 메시지는 더 공격적이었다. 그는 현 시점을 “당의 역사적 분기점”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중앙정부가 흔들리면, 대통령이 흔들리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나”라고 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원팀론을 넘어선다. 민주당이 대통령을 중심으로 더 강하게 정렬돼야 하며, 당 역시 다시 이기는 체질로 재편돼야 한다는 뜻이다. 당권 경쟁 구도로 옮겨놓으면 김 총리는 ‘관리형 대표’가 아니라 ‘재정비형 대표’의 필요성을 부각한 셈이다.
 
두 사람의 차이는 지방선거 평가에서도 드러났다. 정 대표는 강원 동해시장 선거 등 민주당의 상징적 승리를 거론하며 “눈부신 선전”이라고 평가했다. 물론 “국민이 보내주신 매서운 질책과 비판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지만 기본적으로는 승리의 성과를 강조했다. 반면 김 총리는 “좋은 결과를 냈지만 완벽한 승리라고 선언하기 어려운 결과가 있었다”고 했다. 같은 성적표를 두고 정 대표는 ‘성과 속 성찰’을, 김 총리는 ‘승리 속 경고’를 더 크게 본 것이다.
 
이 차이는 차기 전당대회의 핵심 쟁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이 6·3 지방선거에서 얻은 성과를 현 지도부의 공로로 평가할 것인지, 아니면 서울 등 상징 지역 패배를 계기로 당의 체질 개선을 요구할 것인지가 당권 경쟁의 첫 번째 분기점이 될 수 있다. 정 대표가 연임 안정론을 앞세운다면 김 총리는 대통령 중심의 확장·실용·개혁 노선을 내세워 맞설 가능성이 크다.
 
정 대표에게는 조직과 현직 프리미엄이 있다. 그는 당 대표로서 지방선거를 지휘했고 당내 강성 지지층과 개혁 성향 당원 기반도 탄탄하다. 당정청 원팀론은 현 정부 초기 국정 동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명분과 맞닿아 있다. 다만 대표 연임론에는 피로감과 책임론이 뒤따를 수 있다. 특히 서울시장 패배와 일부 재보선 결과는 “이긴 선거였지만 완승은 아니었다”는 평가를 낳고 있다.
 
김 총리에게는 대통령과의 호흡, 국정 운영 경험, 확장성이라는 카드가 있다. 그는 이날도 “대통령을 중심으로 당정이 완벽하게 하나 되고 개혁의 DNA를 확고하게 가져야 한다”고 했다. 총리직에서 당으로 복귀할 경우 김 총리는 단순한 도전자가 아니라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을 가까이서 경험한 ‘국정형 당권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다만 총리 인준 절차와 당 복귀 시점, 당내 조직 기반 확보가 변수다.
 
이번 워크숍은 민주당 내부 경쟁이 친명 주류 안에서 벌어지는 복합 구도라는 점도 보여줬다. 과거처럼 친명 대 비명, 주류 대 비주류의 단순한 대결이 아니다. 정 대표와 김 총리 모두 이재명 정부 성공을 전면에 내건다. 차이는 ‘누가 더 대통령과 정부를 잘 뒷받침할 수 있느냐’에 있다. 정 대표는 당의 연속성과 현장 조직을, 김 총리는 국정 안정과 당 재정비를 각각 앞세우고 있다.
 
당권 경쟁이 본격화하면 민주당의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집권여당 대표는 단순히 당내 권력의 정점이 아니다. 대통령실과 정부를 뒷받침하면서도, 민심이 어긋날 때는 쓴소리를 해야 한다. 개혁 입법을 밀어붙이되, 시장과 중도층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조율해야 한다. 지방선거 승리 이후 민주당에 필요한 것은 승리의 흥분이 아니라 권력 운영의 절제다.
 
정 대표와 김 총리의 첫 신경전은 그래서 더 상징적이다. 한쪽은 “민심이 천심”이라며 낮은 자세를 말했다. 다른 한쪽은 “대통령이 흔들리면 안 된다”며 강한 당을 말했다. 두 문장은 모두 맞다. 그러나 집권여당의 다음 대표는 두 문장 중 하나만 선택해서는 안 된다. 민심을 잃은 원팀은 오만이 되고, 대통령만 바라보는 단단함은 폐쇄성이 될 수 있다. 반대로 대통령과 따로 가는 당은 국정 동력을 약화시키고, 성찰만 반복하는 당은 집권 능력을 의심받는다.
 
한 정치컨설팅 전문가는 “8·17 전당대회는 민주당의 내부 권력 경쟁을 넘어 이재명 정부 2년 차 국정 운영의 방향을 가를 무대가 될 전망”이라며 “누가 더 큰 목소리를 내느냐가 아니라 누가 민심과 권력 사이의 균형을 더 잘 잡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