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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OECD 권고, 부동산 세제 정상화의 마지막 기회다

2026-07-03 09:32:11
동탄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연합뉴스]


[경제일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한국 경제에 던진 부동산 세제 개편 권고는 우리 사회가 오랫동안 외면해 온 구조적 문제를 다시 일깨운다. OECD는 부동산 시장의 왜곡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보유세는 높이고 거래세는 낮추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는 특정 이념이나 정치적 입장을 반영한 주장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조세 원칙에 가깝다. 이제 정부와 정치권은 부동산 세제를 정쟁의 대상으로 삼을 것이 아니라 시장 질서를 회복하는 국가적 과제로 접근해야 한다.
 
조세의 기본 원칙은 단순하다. 자산을 보유하는 동안에는 공공서비스의 혜택에 상응하는 부담을 지되, 거래 과정에서는 과도한 세금으로 시장의 순환을 막아서는 안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정반대다. 취득세와 양도소득세 등 높은 거래세는 국민의 주거 이동을 가로막고 시장의 유동성을 떨어뜨렸다. 집을 팔고 싶어도 세금 부담 때문에 거래를 미루고, 사고 싶어도 높은 비용이 진입 장벽이 되면서 시장은 경직됐다. 결국 매물 부족은 가격 불안을 키우고 실수요자들의 부담만 가중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졌다.
 
반면 보유세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강화와 완화를 반복하며 일관성을 잃었다.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는 정치적 논쟁의 중심에 서면서 조세의 예측 가능성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 세금은 시장을 안정시키는 제도여야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징벌이나 정치적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책의 일관성이 무너지면 시장은 불확실성에 빠지고 그 피해는 결국 서민과 중산층에게 돌아간다.
 
이제 필요한 것은 원칙에 입각한 정상화다. 우선 취득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해 거래를 활성화해야 한다. 거래가 살아나야 고령층의 보유 주택이 시장에 공급되고, 청년과 무주택 실수요자의 주거 사다리도 복원될 수 있다. 부동산이 원활하게 순환해야 관련 산업과 소비도 활력을 되찾고 경제 전반의 선순환이 가능해진다.

보유세 역시 정치 논리가 아니라 자산 가치와 조세 형평성에 맞춰 점진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급격한 세 부담 증가는 피하되 공시가격과 과세 기준을 합리적으로 개선해 실효성을 높이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예측 가능한 세제는 시장 안정과 국민의 조세 수용성을 높이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다.
 
일부에서는 거래세 인하가 지방재정 악화와 세수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거래 자체가 위축된 시장에서 높은 세율만 유지하는 것은 지속 가능한 해법이 아니다. 적정한 세율 아래 거래량이 늘어나면 취득세는 물론 등록면허세, 소비 증가에 따른 부가가치세와 소득세까지 확대되는 선순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재정 건전성은 높은 세율이 아니라 건강한 경제 활동에서 비롯된다.
 
부동산 세제는 선거 전략이나 진영 논리의 도구가 아니라 국가 경제의 백년대계다. OECD의 권고는 외부의 간섭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국제 기준에 맞는 조세 체계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제언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정치권은 포퓰리즘을 내려놓고 초당적 협력으로 시장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는 합리적으로 정비하는 세제 정상화야말로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고 대한민국 경제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