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한은, 기준금리 2.75%로 인상…3년6개월 만에 긴축 전환

방예준 기자 2026-07-16 10:13:02
물가 3%대·가계대출 증가 부담…8연속 동결 끝내 한미 금리차 1.00%p로 축소…추가 인상 가능성 주목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제일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물가 상승 압력과 경기 개선, 가계부채 증가세를 함께 고려해 1년2개월간 이어진 동결 기조를 끝내고 통화긴축으로 돌아선 것이다.

16일 한은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올렸다. 기준금리 인상은 지난 2023년 1월 연 3.25%에서 3.50%로 올린 이후 3년6개월 만이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 2024년 10월과 11월, 지난해 2월과 5월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1.00%포인트 낮췄다. 이후 가계부채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 대내외 변수를 점검하며 8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인상은 물가 불안이 커진 가운데 경기 반등이 가시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동 지역 긴장이 장기화하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했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졌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월 2.0%에서 3월 2.2%, 4월 2.6%로 높아진 뒤 5월 3.1%, 6월 3.2%를 기록했다. 생활물가지수 상승률도 2월 1.8%에서 6월 3.4%까지 올라 체감 물가 부담이 확대됐다.

반면 경기 여건은 개선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8%로 지난 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반도체 수출 호조가 이어지면서 정부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제시했다. 이는 한은의 지난 5월 전망치 2.6%보다 0.4%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와 주택가격도 금리 인상 결정 요인으로 거론된다. 지난달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7조6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 2024년 8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서울 아파트 가격도 공급 부족 우려와 추가 상승 기대 속에 높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대출 문턱을 높이고 주택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통화정책 측면의 대응 필요성이 커진 상황으로 평가된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국과 미국의 정책금리 격차는 기존 1.25%포인트에서 1.00%포인트로 줄었다. 원·달러 환율은 최근 1480원대까지 낮아졌으나 장기 평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신현송 한은 총재는 지난 5월 이후 여러 차례 기준금리 인상 필요성을 언급해 왔다. 지난 5월 금통위에서는 일부 위원이 금리 인상 소수의견을 냈고 금통위원들의 6개월 뒤 기준금리 전망을 반영한 점도표도 인상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오는 8월이나 10월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려 금리 인상 사이클에 돌입할 가능성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