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본사 전경. [사진=홈플러스]
[경제일보] 홈플러스 회생절차 폐지를 둘러싼 갈등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즉시항고 기한이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금 확보 여부에 따라 기업의 존폐가 갈릴 수 있는 중대한 분수령에 들어섰다. 이런 가운데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핵심 이해당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 홈플러스 일반노조 실무진은 이날 오후 회동을 갖고 홈플러스 사태 수습을 위한 해법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동안 자금 조달 책임을 둘러싸고 각 주체 간 입장 차가 뚜렷했던 만큼 이번 회동이 실질적인 합의 도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3일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법원은 회생 절차 유지의 전제 조건으로 대규모 신규 자금 유입 가능성을 제시해왔으나 이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가 회생 절차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즉시항고 기한인 오는 20일까지 최소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기한 내에 자금 조달 계획이 구체화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회생 가능성은 크게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미 현장에서는 유동성 위기의 여파가 가시화되고 있다. 홈플러스는 자금 부족으로 정상적인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본사를 비롯해 전국 대형마트 점포의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납품업체 대금 지급 차질 우려와 직원 고용 불안이 동시에 커지면서 단순한 기업 문제를 넘어 유통 생태계 전반에 미칠 파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조 측은 자금 조달의 실질적 결정권을 쥐고 있는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전날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 중재로 메리츠 경영진과 비공개 면담을 갖고 노조와 MBK, 메리츠가 참여하는 3자 협의체 구성을 공식 요청했다. 이해당사자들이 한 테이블에 앉아 책임 소재와 해결 방안을 동시에 논의해야 한다는 취지다.
반면 마트산업노조는 김광일 MBK 부회장 겸 홈플러스 대표이사와의 면담을 추진했지만 MBK 측이 일정 등을 이유로 취소하면서 성사되지 못했다. 이를 두고 노조 내부에서는 “책임 회피”라는 비판이 제기되며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정치권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며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7일 국회에서 ‘홈플러스 사태’ 관련 청문회를 열고 MBK파트너스와 메리츠금융그룹 등 주요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책임을 추궁할 계획이다. 사모펀드의 투자·운영 방식과 금융권의 자금 지원 구조 전반을 점검하겠다는 의도도 담겨 있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별 기업의 경영 실패를 넘어 사모펀드 중심의 기업 인수 구조와 유통 산업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례로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회동이 단기적인 자금 수혈 논의를 넘어 중장기적인 사업 정상화 방안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자금 조달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회생 절차는 물론 영업 정상화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상황은 여전히 엄중하다. 즉시항고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각 주체가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홈플러스의 향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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