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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기자수첩] AI 초과이익 논쟁, 필요한 건 분배가 아닌 '설계'다

정보운 기자 2026-07-15 17:24:15

노사 원칙론 반복…초과이익 산정·환원 기준은 여전히 공백

AI 경쟁력과 노동 전환 함께 담을 사회계약 마련해야

산업부 정보운 기자

[경제일보] 인공지능(AI)이 창출할 초과이익의 활용 방안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다. AI가 산업과 일자리를 빠르게 바꾸는 만큼 혁신의 성과를 사회 전체와 공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대로 글로벌 AI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기업의 투자 여력을 먼저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설득력을 얻는다. 어느 한쪽의 주장만으로 답을 찾기 어려운 이유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개최한 'AI 기술혁신에 발맞춘 새로운 사회 혁신의 길 토론회'에서도 노동계와 경영계는 AI 초과이익 활용 방안을 놓고 평행선을 달렸다. 노동계는 AI 혁신으로 발생한 초과이익과 추가 세수를 청년 고용과 사회안전망, 협력업체 지원 등에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경영계는 기업의 이윤은 위험을 감수한 투자에 대한 보상인 만큼 연구개발(R&D)과 AI 투자로 이어져야 한다고 맞섰다.

양측의 문제의식 모두 일리가 있다. AI 전환은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일부 직무를 대체하며 노동시장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있다. 변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도 외면할 수는 없다. 동시에 한국은 미국과 중국 등 AI 선도국을 따라잡기 위해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을 이어가야 하는 단계다. 혁신의 동력이 약해지면 미래 경쟁력은 물론 사회가 함께 나눌 성과 자체도 기대하기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번 논의가 '분배냐 투자냐'라는 이분법적 원칙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이다. 초과이익의 범위와 환원 기준, 기업 투자 성과를 국내 고용과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할 실행 방안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정작 필요한 제도 설계보다 당위만 반복된 셈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토론회에서 "투자냐 분배냐라는 이분법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방향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이분법을 넘어서는 일은 선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혁신을 지속할 수 있는 투자 환경을 마련하는 동시에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동시장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정책과 제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

AI 시대의 사회계약은 기업의 이익을 무조건 나누거나 반대로 기업의 자율에만 맡기는 선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혁신을 가로막지 않으면서도 그 성과가 고용과 인재 양성,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투자와 분배를 둘러싼 소모적인 대립이 아니라, AI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설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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